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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희 Dec 23. 2023

불안한 부모를 위한 심리 수업 - 최민식 지음

"너무 애쓸 필요 없어, 충분히 좋은 엄마면 돼."



 아기를 기다리는 딸에게 아버지가 들려주는 얘기를 담고 있다.

 삼 남매를 다 키운 후에 새삼 왜 부모를 위한 심리 책을 들어 책장을 넘길까 생각했다.

 불행히도 자녀를 양육함에 있어 실습과정이 없다.

 내 자녀들은 남들이 말하는 혼기가 꽉 차있는 성인이다. 

 남의 집 자녀들은 다들 출가하여 손자 손녀들을 데리고 오는데, 우리 집 애들은 어찌 된 셈인지 아직 출가를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 애들이 문제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애들이 자랄 때 생각이 자주 나는 것을 보면 나도 나이를 먹는구나 싶다. 어쩌면 우리 애들도 손자 손녀를 안고 오면 들려주고 싶은 얘기가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책을 읽다가 소제목이 눈에 띄어 몇 자 적어 보고 싶었다.


  양육 실패를 바로잡는 엄마의 '말하기'


 어느 부모나 자녀 양육을 완벽하게 잘 해내지는 못한다. 실수를 덜 할 수 있다면 다행스러운 것이다. 그렇다면 이미 저질러진 실수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평소에 자기 성찰을 잘 해온 엄마라면 이전에 아기에게 저지른 실수를 떠올리게 된다.


 ...... 양육 실패의 문제는 아기에게 엄마의 '말하기'로 풀어가야 한다.


 나는 아이가 어리다고 엄마가 잘못한 일을 적당히 넘겨버려서는 안 된다 고 생각한다. 아이에게 실수했거나 잘못됐으면 분명히 정정해 주거나 잘못을 시인하여 사과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어느 때인가 내적 치유 세미나에 갔다가 우리 큰애에게 많이 잘못한 부분이 생각났다. 당시의 나의 행동은 자녀 양육 부분이라 생각하여 무심히 넘겨 잊고 있었다. 세미나 중에 큰애에게 잘못한 부분이 많이 생각나서 그 시간 이후로 집으로 돌아갈 생각만 했다.

 그때는 큰애가 고2가 되었는데, 세미나 끝나고 집에 오니 주말이라 마침 집에 있었다.


 다 씻고 나서 마음을 가다듬고 큰애를 불렀다. 그러고는 귀지를 파 준다고 하고는 내 허벅지에 모로 누워보라고 했다. 당연히 아들은 멋쩍어했고 엄마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겼다.

 귀를 파 준다고 하는 엄마나, 누우라고 했다고 눕는 아들이나 남들이 보기에는 의아해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조심스럽게 귀를 만지면서 움직이면 고막이 터진다고 협박했다.

 그리고 진심으로 아들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빌었다.

 "내가 그동안 네게 함부로 해서 마음 아프게 했던 일을 용서해 줘. 엄마는 그게 교육이라고 생각해서였어. 정말 미안하다. 엄마도 때로 잘못 알고 있을 때가 있거든. 미안하다 아들."

 아들은 아무 말이 없었다.

 "너 왜 아무 말도 안 하니?"

 "어쩌라고요?"

 "용서하겠다고 해야지."

 "알았어요. 용서할게요"

 "정말이지? 크게 말해야지"

 "알았다고요. 용서한다고요. 이제 귀를 좀 놔주세요"

 아들은 버럭 하며 대답했다.

 나는 그제야 아들의 귀를 놓아주었고 반 강요에 의해 아들은 나를 용서한다고 했다."


그 후에 우리 모자는 사이가 더 좋은 듯했다. 

물론 가끔 소리 지를 때가 없진 않지만 서로 가볍게 흘려보내졌다.


아기 앞에서 잠시 사라질 때 그냥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 이야기를 하라고 한다. '엄마는 멀리 간 것이 아니고 네 바로 뒤에서 청소하고 있어.'  '지금 엄마는 아빠 밥상 차려주고 있으니 잠깐만 기다려줘.' 등 껌딱지처럼 붙어 울며 보채는 아기에게 해주는 방식이다.


아기에게도 스마트폰을 쥐여주는 요즘, 엄마의 '말하기'는 의식적으로 해야 하가 때문에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유아기 때 아기를 쳐다보며 많이 '말하기'를 해줘야 한다.


앞으로 우리 애들이 손자 손녀를 안고 오면, 부모가 애들을 쳐다보며 열심히 말해줘야 한다고 잔소리를 할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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