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닌 어떻게 그렇게 맨날 즐거워요? 누군가 물었습니다. 이건 지금의 저에게는 최고의 칭찬입니다. 억지로 그렇게 보이려고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전 매일매일이 즐겁고 행복합니다. 가끔은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즐겁습니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여자로서도 바닥을 친 돌돌싱이었습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고 일어설 힘도 없었던 시절이 분명 있었습니다. 매일이 지옥 같고 이렇게 사는 게 의미가 있나 싶을 정도로 우울함에서 헤어 나오질 못하던 시절이 있었답니다. 지금은 그 시절이 잘 기억이 안 날 정도입니다.
길고도 어두운 그 터널에서 빠져나오는데 3년이 걸렸습니다. 그 터널은 끝이 보이지 않았고 나는 그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줄 알았습니다.
모든 면에서 바닥이었던 나는 바닥에서 다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바닥에서 시작하니 라이벌이 없었습니다. 모두 다 나보다 앞서가 있었죠. 조금 앞이 아니라 훨씬 더 앞에요. 비교와 질투란 서로 엇비슷할 때 하는 겁니다. 너무 차이가 나면 비교 자체가 안됩니다. 그저 나는 나만의 레이스를 시작한 겁니다. 훨씬 더 앞서 있는 그 누군가를 따라잡으려고 하지 않으니 레이스 자체가 즐거웠습니다. 그저 조금씩 매일 앞으로만 가면 됐습니다. 이기려고 하지 않으니 레이스가 힘들면 쉬어 가기도 했습니다. 그 휴식마저 어찌나 달콤하던지요.
사고로 죽음의 문턱까지 가본 나는 시간이라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고 버킷리스트를 써보았습니다. 생각나는 대로 막 썼습니다. 너무 정성스럽게 쓰면 실현가능성에 대한 고민으로 리스트를 적어 내려가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부자가 되고 싶다
날씬해지고 싶다
건강해지고 싶다
일본어를 잘하고 싶다
영어도 잘하고 싶다
이쁜 연애도 하고 싶다
행복해지고 싶다
여행을 많이 다니고 싶다
B** 차를 갖고 싶다
집을 사고 싶다
맛집을 많이 다니고 싶다
요가를 배우고 싶다
수영을 배우고 싶다
처음에는 10개 정도였는데 생각날 때마다 쓰다 보니 30개가 되고 50개가 되고 결국 100개 가까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돈이 별로 안 드는 것에서 많이 드는 것으로 순서를 정했습니다. 역시 공부가 제일 돈이 적게 들더군요. 공부부터 혼자 시작했습니다. 요리도 배우러 다녀보고 꽃꽂이도 배우러 다녀봤습니다. 꽃꽂이는 제 적성에 안 맞더군요. 그래서 바로 지웠습니다. 조바심 내지 않고 조금씩 천천히 했습니다.
조금씩 이루어 나가고 나니 원인 모를 자신감이 막 붙었습니다.
행복해질 거 같다
여행을 많이 다닐 거 같다
수영을 할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난 잘 될 것 같은 생각이 솟구쳤습니다. 물론 뜻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땐 이렇게 살짝 바꿨습니다. 나의 진정한 인생은 45부터, 46부터, 47부터 이렇게 매년 바꿔갔습니다.
이런 내가 운동을 하다가 이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럼 어떻습니까? 인생은 비교가 아닌데요, 그런 긍정적인 생각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그래서 오늘도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