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만 해주는 엄마

by 핑크레몬
















나는 밥만 해주는 엄마입니다.

아이들이 미래를 결정하는데 결정권이 없습니다.

처음부터 가지려고 해 본 적이 없습니다.

가고 싶은 대학, 되고 싶은 직업 모두가 아이들 스스로 결정하게 했습니다.

물론 아이들이 도움을 청할 때는 언제든지 달려갑니다.


“엄마, 엄마는 내가 어느 대학에 갔으면 좋겠어?”

“네가 행복한 대학.”

“와~~~ 어떻게 아빠랑 똑같이 대답해?”


다행이네요. 애들 아빠도 나와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요.

혹시라도 아이들에게 특정 대학을 강요했다면 어쩌나 싶었는데….

그렇다고 나와 똑같은 대답을 하길 바랐던 건 아니었는데, 신기하게도 같은 대답을 했다고 하네요.


학창 시절, 친구들과 나는 명문대에 가고 싶어 했습니다.

그 길만이 행복해지는 길인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나이가 들고 보니 명문대만이 행복의 길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명문대를 나와야 두고두고 만족하면서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만, 명문대를 나온 수많은 사람들이 다 행복한 건 확실히 아니더라고요.


그보다 무엇을 해야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지를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걸 알기에는 고등학생이란 나이는 너무 어린것 같습니다.

어릴 때 실패를 해보는 것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2번 이혼을 하고 보니 어릴 때 생각했던 실패는 실패도 아니었습니다.

그때 더 많이 실패해 볼 걸 그랬습니다.

그랬다면 더 큰 실패 앞에서 담대하게 대할 수 있었을 텐데요.


엄마, 아빠의 이혼은 분명 아이들에게 힘든 경험이었을 겁니다.

여전히 미안하지만 그 아픔을 통해서 아이들 나름대로 성장을 했을 거라 믿습니다.

사람의 인생이라는 것은 승승장구만 있지 않다는 걸, 너무 늦기 전에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럴 때 어떻게 해야 되는 지를 아는 게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나는 돌돌싱임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살고 행복하게 사는 본보기가 되기로 했습니다.

그 어느 날 어려움에 닥쳤을 때 엄마가 큰 고난에서 이겨낸 걸 기억하면서, 자신도 할 수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분명 생각지 못한 실패가 있을 겁니다.

분명 고난이 있을 겁니다.

그 어떤 고난이 와도 결국 이겨낼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아이들 고난을 대신해 줄 수는 없지만 어려움을 이겨낼 때 곁에 있어줄 친구가 되어 주고 싶습니다.

그 어떤 말도 들어줄 수 있는 친구가 되어 주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어떠한 꿈을 향해 나아갈지는 모르겠지만 행복할 수 있는 꿈을 향해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나는 밥을 합니다.

어떤 맛있는 걸 해줄까 고민합니다.

유튜브가 있어서, 블로그가 있어서 정말 좋습니다.

찾으면 레시피가 다 나옵니다.

맛집 소개도 다 되어 있습니다.

때로는 집에서, 때로는 밖에서. 맛있는 게 너무 많습니다. 맛집이 너무 많습니다.

이걸 만들어보고, 여길 다 가보려면 오히려 시간이 부족합니다.

부지런히 만들고, 부지런히 다녀야겠습니다.

나는 이 시대의 엄마라서 참 행복합니다.

사람들이 대학에 관해서 물어보면 정말 모르기에

“ 잘 몰라요. 저는 밥만 해요.”

라고 말합니다.


맛있는 밥을 먹고 아이들이 즐거웠으면 좋겠습니다.

그 모습이 나는 행복하거든요.


지금도 나는 뭘 해야 내가 행복한지 알아가고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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