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관찰에 의하면
나는 50대 초반까지 에너지 효율 5등급이었다.
남편은 자기 자신을 3등급이라고 했다.
평소에 축적해둔 마블링과
가끔 운동을 해서 쫄깃쫄깃해지는 육질 덕분에 말이다.
그리고 내 여동생은 1등급으로
먹는 대로 곧장 살이 되는 최상급 효율을 갖고 있었다.
먹은 흔적이 남아있지 않는 5등급으로
말고기보다 질기다는 얘길 듣던 나는
오십 대 중반을 지나면서 효율이 개선되어
여기저기 여분의 살이 잡히고, 허리선이 없어지는 중이다.
며칠 전 물끄러미 나를 보던 남편이 난데없이
"자네, 허리가 생겼구먼."이라 말했다.
믿기 어려웠지만 반가운 마음에
나는 "진짜로?"하고 되물었다.
그러자 남편 왈
"엉덩이에 살이 쪄서 억지로 허리가 생기고 있어!"라 일갈했다.
아흑!
나는 부들부들 부들거리다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