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목사님이 질문하셨다.
“여러분, 선악과를 따먹으면 어떻게 된다고 했죠?”
학생들은 “죽어요.”라고 배운 대로 대답했다.
목사님이 또 질문하셨다.
“맞아요, 여러분. 선악과를 따먹으면 죽어요.
그럼! 선악과를 따먹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는 질문에 정적이 흘렀다.
그때 내가 맡은 학생이 큰소리로 대답했다 “배가 고파요”라고...
그 때는 웃었지만,
천진난만한 이 대답을 화두로
나는 한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
몇 달 후 목사님은 이런 질문을 하셨다.
“여러분, 돈이 중요해요?”
학생들은 “중요해요!”라고 대답했다.
목사님은 이어 질문하셨다.
“여러분의 엄마 아빠한테도 돈이 중요할까요?”
학생들은 또 대답했다. “엄마 아빠한테도 돈이 중요해요!”라고.
그러자 목사님이 질문하셨다.
“그럼 엄마 아빠한테는 여러분이 더 중요할까요? 돈이 더 중요할까요?”
학생들은 선택의 문제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웅성거렸다.
그러자 목사님이 내가 맡은 학생을 지목하여 물었다.
“학생! 엄마한테는 학생이 중요할까요? 돈이 중요할까요? ”
학생은 잠시 머뭇거린 후 짧게 이렇게 답했다.
“100만 원!”
목사님이 ‘네? “라고 말하자
학생은 똑 부러지게 이렇게 말했다. “엄마한테는 돈 100만 원이 중요해요!”라고...
사실 이 학생의 엄마는 100만 원이 아니라 100억을 준다 해도
이 아들과 바꾸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온 가족이 서로 애틋하고 다정하기가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목사님의 질문에 학생이 동문서답한 건 분명하지만.
이 대답 덕분에 나는 그 학생의 경제사정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다음 주에 이 학생의 집과 직업재활센터를 방문했다.
몇 년 전까지 나는 십 년 넘게 사랑부 교사를 했다.
이 학생의 천진난만함과 섬세한 감정, 넘치는 흥이 우리를 행복하게 했다.
그리고 우리가 처음 만난 지 15년이 된 올해
나는 장애인 캠프 외부 자원봉사자가 되어 오랜만에 이 친구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