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남편은 나와 작은애와 관계를 '잘못된 만남'이라고 규정했다.
당시 상황은 이랬다.
내가 작은애를 볼 때면,
고등학생인데도 거의 언제나 놀고 있다.
95% 이상이 그렇다.
카톡을 하거나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 킥킥거리거나
노트북으로 일본 만화를 보고 있거나
친구들을 집에 데려와서 떠들거나
심지어 서점에서 사 온 일본 만화책에 심취해 있거나... 그렇다.
작은애가 나를 볼 때면,
내가 늘 뭔가를 먹고 있다고 한다.
90% 이상 음식을 먹다가 눈이 마주친다.
그중 절반은 내가 걔한테 '같이 먹자'고 권하기까지 한다는데, 되짚어보니 그랬던 것 같다.
Fact :
작은애는 수학전문학원에서 토요일마다 보는 시험에서 늘 그룹 내 1등을 한다.
학교에서도 쉬는 시간 아껴가며 수학이나 영어 문제풀이 하고,
집에서도 방문 닫고 있을 때는 대부분 공부에 집중하는 중이라 주장했다.
그런데 이 세 가지 상황 모두 내 눈으로 볼 수 없다.
그리고 나는 체중 49~50kg으로
키와 나이에 비해 약간 저체중이다.
과식이나 폭식, 굶는 경우란 없다.
대신 세 끼 식사와 세 번의 간식을 먹는다.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는 지극히 평범한 몸을 갖고 있고,
대부분의 취미활동과 일은 집 밖에서 하는 편이다.
이러다보니 둘째 아이와 나는
우리 집 복도나 거실, 식탁에서 마주칠 때마다
서로 놀거나 먹는 모습밖에는 볼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