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남편 왈
"자네 머리가 나쁜 이유를 이제 알겠네.
주기적으로 틀 기름을 먹어줬어야 하는데...." 란다.
틀기름 먹으면
돌돌돌 잘 돌아가기라도 한단 말인가?
초등학교 3학년 때
하루는 하교 후 집에 돌아와
박카스 병에 남은 뭔가를 발견하고서는
기쁨에 겨워 재빨리 삼켰는데
아뿔싸! 그건 박카스가 아니라 틀 기름이었다.
들기름도 싫어하는 나인데, 하물며 틀 기름이라니!
우엑 우엑!
내뱉기는 했지만,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상당한 시간이 흘렀는지
이미 목구멍 깊숙이 넘어간 틀 기름도 있었고,
게다가 그 기름은 토한다고 혓바닥에서 완전히 떨어지지도 않게끔 끈적였다.
상상만으로도 속이 니글거리는 그 '공업의 향기' .
그런데 이 사건을 아는 남편이
요즘 내 머리가 팍팍 돌아가지 않는다며
틀 기름을 안 먹어서란다. 쩝~
이런 말을 들으면
한 성질 하는 내가 흥분할 만도 한데,
남편보다 IQ가 좀 후달려서.....
남편이 치매 걸리기 전까지는
감히 덤빌 생각을 못하고 체념하고 살고 있다.
물론 부아가 나면 가끔 소심한 복수를 한다.
남편 물건을 상의도 없이 몰래 갖다 버리고서
나중에 남편이 찾을 때면
"전에 거기 있던데, 잘 찾아봐." 하면서
우아하게 잡아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