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으니

절제가 더욱 어려워지네

by 뚜와소나무

온몸의 살들이 중력의 영향을 더 받는 듯하다.

갈수록 지구 중심부를 향해 처진다.


중부지방은 수년 째 풍년이 들어

잘록했던 허리는 가출한 지 오래다.

호리병 실루엣이 항아리로 슬슬 바뀌어간다.


아직은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생활습관병이 없지만

언제까지 없을지 장담할 수 없다. 신경이 조금 쓰인다.

하여간 배꼽시계에 맞춰 하루가 잘 돌아가고 있다.

아침 먹고 나면 점심, 점심 먹고 나면 저녁... 자고 나면 또 아침.


저녁 식사 후에 간식을 먹지 않으려고 애쓰지만

세 끼 식사는 기본이요, 세 번의 간식 늪에 빠져 허우적거린다.

간식 조절의 노력은 도로아미타불이 되곤 한다.


자신감이 줄어들고 체력도 떨어지니

일 욕심을 부리지 않게 됐다.

애써서 절제하는 게 아니라 저절로 의욕이 줄어든 게다.


식사량을 50대 이전에 먹었던 양의 80% 정도로 줄이면 딱 좋으련만

나의 뇌는

예전의 식사량이 보내는 안락함에 길들여져 꿈쩍도 않는다.

그래서 내 위장과 더러 부딪힌다.


겸손만 어려운 게 아니다.

절제, 절제도 어렵다.

절제당하기 전에 절제해야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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