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목소리는?

by 뚜와소나무

일요일 아침

라디오에서 강석우 님의 낭랑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내가 “저분 목소리는 윤기가 도네.”하자

남편이 조용히 말하기를 “목소리도 성격대로 나오는 거야.”란다.

나는 남편을 지그시 바라보며

“그럼, 자긴 성격이 엄청 부드럽겠다. 그렇지!”

(여기서 멈췄어야 했거늘)

“그런데 내 목소리는 어때?”라고 반문했다.


남편은 숨 쉴 틈도 주지 않고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응, 당신 목소리는 은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는 소리지!

내가 “히야~!” 감탄하며

반 즈음 풀린 동공으로 남편을 보는 찰나

남편 왈 “그런데, 그 쟁반이 좀 우둘두둘해!”라고 팩폭을 날렸다.

뭐? 뭐시라고라고라고라!

나는 데굴데굴 구르며 웃다가 침대 모퉁이에 머리를 부딪혔다.

냉엄한 진실은 이렇다.

나와 내 여고 친구 몇 명의 목소리는 테스토스테론이 흘러넘쳐 성별 구분이 안 되는 수준이다.

남편의 칭찬은 영혼 없는 자동응답기 수준인데, 연식이 있어서인지 요즘은 심심찮게 잡음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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