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톱의 벌칙

아이라이너

by 뚜와소나무


주말 저녁 아이들이 치킨을 주문했다.


배달을 기다리던 30분간 큰 딸, 큰 딸의 남자 친구, 작은 딸 이 셋이 고스톱을 쳤다.

고등학생들이 하는 고스톱이라 돈을 걸고 하는 건 아니었고,

점수 난 사람이 꼴등의 얼굴에 줄을 긋거나 점을 찍는 벌칙이 있는 게임이었다.

재료는 화장품으로 사용되는 아이라이너였다.


첫 번째 게임에선 큰애의 남자 친구가 벌칙을 받았다.

이마에 긴 가로줄 주름이 그어졌다.

이후 몇 개 더 그어져서 십 대 청소년의 얼굴은 점점 노인이 됐다.


다음 게임은 작은애가 꼴등을 했는데,

일본 만화에 간혹 나오는 안검 위아래를 직선으로 내리꽂은 세로줄 낙서를 당했다.


큰애가 졌을 때는 코 옆에 직경 10mm짜리 놀부의 심술점이 찍혔다.


치킨이 도착할 때까지 그들 셋의 얼굴은 점점 더 난장판이 되어갔다.


드디어 딩동 하고 벨이 울렸다.

지고 있던 둘째 딸이 판을 엎으려고 달려 나갔다.


치킨 배달부는 문을 열고 들어왔다가 둘째 딸을 보더니 순간 놀라서 뒤로 한발 물러섰다.

그러다 빵 터지셔서 빌라 복도에 웃음소리가 크게 울렸다. 으하하하하하!


작은애도 민망해서 어쩔 줄 모르고 따라 웃었다.

뒤따라 현관으로 나오던 애들 꼬락서니를 본 배달부는 또 웃으셨다.

치킨을 다 먹고 나서야 애들은 얼굴을 씻었다.

그렇게 고3 수험생들의 수능 직전 일요일 밤이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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