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즈음 지인 여럿이 모여 점심을 먹었다.
나와 최 변호사님이 마주 보고 먹었다.
그 집 둘째와 우리 집 첫째가 둘 다 재수생이었는데,
서로의 형편을 잘 아는지라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만나면 그저 국밥만 열심히 먹는다.
그런데 퇴직하신 판사님이 눈치 없이
우리들에게 여름휴가를 언제 갈 거냐고 물었다.
애들 때문에 속에 쌓인 게 있는지 대번에 최변이 응수했다.
"재수생을 둔 부모는
벌금 3천만 원에 징역 1년형입니다!"
전직 판사님은 더 이상 휴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결국 이번 여름에도
나와 우리 집 재수생은 집에 있고,
남편과 작은딸만 휴가를 다녀왔다.
그리고 두어 달이 흐른 뒤 또 다 같이 식사를 하는데
최변이 변동이 있다며 전직 판사님께 보고했다.
“판사님, 벌금이 3천만 원이 아니고 5천만 원입니다.”
대치동 학원으로도 부족해서 따로 과외를 받나 보다.
대학에 들어가야 돈이 덜 든다더니 맞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