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성인 ADHD?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인사람들에게

by Sarakim

나무위키가 정의하길,

성인 ADHD란?

성인이 되어서도 ADHD가 완화되지 않아 생기는 후유증이다.

즉, 우울증 등의 정신병처럼 "걸리는 것"이 아니며 태어날 때부터 이어져온 "선천적 장애"에 가깝다.

그러므로 이 글을 읽기 전이라면 ADHD 문서부터 읽고 오는 것을 추천한다.

아동, 청소년기의 충동성과 과잉 행동은 나이가 들면서 개선될 가능성이 있지만 집중력 결핍은 잘 개선되지 않는다.[3] 예를 들자면 착한 사람이지만, 주의가 산만하거나 집중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남들보다 느린 경향이 있다고 봐야 한다. 이런 경우는 성인 ADHD일 확률이 있다.





주의가 산만한 건 맞는 것 같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건 아닌 것 같고,

주변정리든 일이든 사람관계든

순서없이 뒤죽박죽 의식의 흐름대로 움직이는 건 맞는 것도 같고.


어릴적(지금도 안 그런 건 아니지만 많이 나아졌다.),

내 손에만 들어오면 잘 흘리고 쏟고, 망가뜨리는 마이너스의 손이라

친언니의 첫 아이팟을 망가뜨렸던 기억이.


마치 일부러 그러기라도 한 듯

내 손에 들어오기만 하면 고물이 되기 일쑤였다.



나름 좋아하는 일을 할 때면 집중력이 나쁜 편은 아니다.

본업으로 하는 직업도 좋아하는 일이라 그런지

벌써 10년차에 접어들었는데,

집중해서 일할 때 빼고는

어떨 때 보면 나 스스로 굉장히 정신산만하고 주위를 의식하며,

평소와 다른 패턴의 상황이 주어지면 뭔가를 흘리고 떨어뜨리고 긴장하는 느낌이다.

매번은 아니다.

예기치 못한 상황이나, 그 시간 그 장소에 없어야 할 사람이 갑자기 오거나,

생각치 못한 곳에 있어야할 물건이 없거나, 없던 게 생기면 그런 반응이 보이는 것 같다.


어찌보면 나는 성인 ADHD일까..?

병원에서 진단받고 약을 처방받아 고쳐나가고 계신 분들께

무례한 이야기가 되지 않길 바란다.


20대 초반 대학졸업 후 사회생활에 처음 뛰어들었을 때,

나는 경험도 없고 아무것도 모르는 초짜였기에 열정을 다해 일했으나

매일아침 출근길에 편두통을 달고 살았고,

이렇게는 안되겠다 싶어 직장 근처 신경정신과에 다녀오기도 했다.


그렇게 약한 정신력으로 이 험난한 세상을 어떻게 살래?


내가 항상 하던 생각과 말이었다.

그때 당시 아이들을 케어하는 일이었고 입시반까지 맡아 수업하며

내가 강해야 아이들을 대학에 보낼 수 있다는 집념하나로 일했으나,

돈은 적었고, 일은 많았으며, 아이들은 좋은 결과보다는

반항가득하고 삐딱한 행동을 보였었다.

키가 160CM도 안되는 어리숙하고 아이같은 선생님이

180CM 남자아이들과 한바탕하던 모습을 떠올려보면 웃음이 난다.



다시 돌아가, 신경정신과의사가 내 증상을 듣고는 우울증검사를 했었다.

작은 병원이었고,

우울증 검사결과, 우울증 초기 증상이 보인다고 판단했다.

"저 그정도는 아니에요. 저 괜찮은 것 같아요. 정말 힘들어지면 다시 올게요. 죄송합니다."

버벅거릴 정도로 빠르게 말을 내뱉으며 돌아나왔던 나.

옆통수를 때려맞은 느낌이 들었던 나는 그 순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완벽한 현실부정이었고, 두통약을 먹으며 근근히 버티다 1년도 못 채우고 울며불며 퇴사했던 기억이.

참 어렸고, 풋풋했다.

그 이후로도 열정페이니 뭐니 안 겪어도 될 길을 스스로 자초했던 과거의 일들이 스쳐간다.





인생은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나라는 사람은 무슨 일이든 겪어봐야 아는 성격의 사람이다.

20대 때, 남들은 그걸 뭣하러 하냐 하던 일들을 스스로 선택해 고생을 사서했으니 말이다.

생각해보면 그때가 아니었으면 언제 해봤겠나 싶다.


이제는 사람을 보는 눈도 열리고,

환경을 좀더 낫게 만드는 힘도 생기고,

마음을 열게 하는 나만의 방식도 생겼으니.

많이 성장하고 있다.

계속 성장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나를 멈추지 못하게 하는 듯 하다.


쉬는 시간에 쉬지 못하고 청소든, 공부든, 글쓰기든, 영상편집이든

계속해서 움직인다.

가까운 지인들은 내가 하루하루를 꽉 채워

열정 그 자체로 살아간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인지 친구와의 만남이 잦은 편은 아니다.

평소 에너지를 한시도 쉬지 않고 쏟아내니,

누군가를 만나 맘편히 노는 시간이 없는 편이다.

집에서 쉬든, 강아지산책을 하든, 책을 읽든

나를 위한 시간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보다.

나이먹으면 친구관계도 좁혀지고 만나던 사람도 못 만나게 된다던데,

내가 딱 그 상황인 듯하다.


꾸준히. 계속적으로. 멈추지 않고.

나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좀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위해 노력하는

오늘도 나는 그냥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일 뿐이다.



난 어릴적 이렇게 결핍이 있었어.

내 과거는 나를 불행하게 만들었어.

옛날에 내가 지금의 나를 힘들게 하고 있다면.

과거에 빠져 원망과 슬픔에 빠져있다면.

이제 그만, 빠져나오기 바란다.


과거는 과거일 뿐,

현재의 내가 지금을 살고 있지 않은가.


어떤 진단을 받았든, 우리는 모든 면에서 내 기준대로 노력하고 있다.

아주 작고 사소한 노력도 노력이다.

내 노력을 남들이 알아주기 바라기 보다,

스스로 칭찬하고 사랑하기 시작하면

우리는 극복이 가능한 대단한 존재이다.

마치 정신과의사의 '우울증초기' 라는 진단을 듣자마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던 23살의 나처럼

여러분도 지금 부정적인 상황과 생각에 사로잡혀있다면,

성인ADHD로 괴로워하고 있다면,

"아니, 난 괜찮아. 좋아질거야." 하면서

그 생각 속에서 빠져나오길 바란다.





그냥 나는,

가만히 있지 못 하는 사람일 뿐이다.

뭐든 움직이고 직접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일부러 가만히 있거나,

원치 않는 일을 억지로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그러다 진짜 몸도 마음도 병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길 바란다.

취미생활이든 자기계발이든 내일의 나를 위해서

좋아하는 일을 찾길 바란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주도적인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