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IHY May 17. 2024

너의 生이 나에겐 축복이야

휘영아, 엄마는 오늘도 꿈을 꿨어.

꿈속에서 우리는 끔찍한 재난의 현장에 있었어.

끊임없이 벼락이 떨어지고 있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있었지.

우리 가족은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벼락을 피해 달렸어.

그리고 한 가게에 숨어들었지.

두려워하는 널 위해 우리 가족이 함께 평안했던 순간을 이야기하며 밤을 지새웠어.

얼마나 지났을까 벼락이 멈추고 우리는 밖으로 나왔어.

하늘에서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지.

가게의 주인아주머니는 너에게 고기 한 점을 내밀었어.

며칠을 굶었는지 나는 네가 고기를 먹을 힘조차 없을까 봐 걱정했어.

다행히 너는 고기를 받아 들고 먹었어.

그리고 하나 더 달라고 했지.

'먹을 힘이 있어서 다행이다. 우리 정말 살았구나!'

엄마는 안도했어.

우리 곁으로 누군가 다가왔어.

엄마가 아는 사람이었어.

그분은 건물이 무너져 깔려있었다가 다른 사람들의 도움으로 빠져나오셨다고 했어.

다리 한쪽을 잃었지만 살았으니 괜찮다고 하셨어.

엄마는 울먹이며 그분께 말했어.

"살아계신 것이 축복이에요."

그리고 잠에서 깨어났어.


정말 무서운 꿈이었지만 그래도 우리 가족이 함께 있어서 안도했던 꿈이었어.

어떤 일이 생겨도 우리가 살아있어서 다행이었어.

살아있는 것이 축복이다라는 말이 머릿속을 계속 맴돌아.

생각해 보면 나의 살아있음은 나에게 축복이 아닌 것 같아.

너의 살아있음이 나에게 축복이야.

가 무사해서 네가 살아있어서 엄마는 그걸로 충분했어.

그렇게 생각해 보니 그렇다면 반대로 '나의 살아있음은 너에게 축복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

너는 엄마가 살아있어서 아빠가 살아있어서 다행이겠구나.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축복이구나.


이런 꿈을 꾸고 나면 살아있음에 감사하게 돼.

감사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살아있어서.

감사해. 내가 살아있어서.

작가의 이전글 아픈 건 미안한 게 아니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