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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HY Jul 08. 2024

부족한 인간이어도 괜찮아

나는 부족한 인간이다.

속이 안 좋아질 걸 알면서도 과자를 먹고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하면서도 유튜브 숏츠를 본다.

운동해야지 하면서도 움직이지 않고

공부해야지 하면서도 딴짓을 한다.

인간관계는 어렵고

인생을 어떻게 살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

그런 내가 아이를 키운다.


아이에게 밥 먹기 전엔 과자를 못 먹는다고 하고

유튜브를 끄기로 해놓고 못 끄는 아이를 혼낸다.

아이에게 숙제를 빨리 하라고 채근하고

딴짓을 하면 답답해한다.

아이가 친구들이랑 잘 지내면 좋겠고

자신이 살고 싶은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


나도 잘 못하는 걸 아이에게 바란다.

엄마가 된 나는 아이를 가르쳐야 하기에

아이를 잘 키우고 싶기에

나의 부족한 면을 감춘다.

모든 걸 알고 있는 것처럼

모든 걸 잘하는 것처럼 위장한다.

완벽한 육아를 하고 싶어 발버둥 치지만

결국 그러지 못하는 현실에 좌절한다.


인정하기로 했다.

나는 부족한 인간이라는 걸.

나는 의지가 약하고 감정적이고 불안하다.

하지만 완벽한 엄마가 아닌 부족한 엄마라서

아이에게 더 잘 공감할 수 있다.


과자를 먹고 싶은 마음,

유튜브를 계속 보고 싶은 마음,

숙제를 하기 싫은 마음

사실 진짜 공감한다.


'아~ 엄마도 과자 먹고 싶은데 우리 밥 먹고 나서 먹자.'

'엄마도 유튜브 더 보고 싶다. 우리 딱 한 개만 더 보고 끄자.'

'그렇지. 숙제하고 싶은 사람은 세상에 없을 거야. 이렇게 어려운 숙제를 하다니 대단한 걸.'


아이에게 공감의 말을 먼저 건네니

아이는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것들을 더 수월하게 해내었다.


나는 부모로서 아이를 잘 가르쳐야겠지만

때로는 그냥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한 존재가 되고 싶다.

서로의 마음을 공감하고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가며 같이 성장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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