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뒤에서 아이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자전거를 멈추고 아이를 일으켜 세웠다.
왜 넘어졌는가 하니 공원에 있는 햇빛 가림막에 부딪힌 거였다.
아이는 겸연쩍은 듯 이렇게 말했다.
"나는 호기심이 문제라니까."
갑자기 웬 호기심?
아이한테 무슨 말인지 물어보니 사정은 이러했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아이는 햇빛 가림막이 접혀 있는 것을 보았다.
겉에서 봤을 때는 천을 접어놓은 것처럼 보였다.
아이는 천 속으로 지나가보면 어떨까 궁금해서
피하지 않고 그대로 직진했다.
그런데 천 안에 쇠막대기가 있어서 부딪히면서 넘어졌던 것이다.
다행히 세게 부딪히지 않아 다치진 않았다.
궁금하지 않았다면 부딪히지 않았을 테니
아이는 자기 호기심이 문제라고 했던 거였다.
나는 말했다.
"엄마는 여기 막대기가 있는지 몰랐네. 네가 궁금해하지 않았으면 전혀 몰랐을 거야."
그러자 "그래? 엄마도 몰랐어?"라며 아이는 안도했다.
아이들은 호기심이 참 많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건 주워서 뭔지 봐야 하고
(어릴 때는 심지어 입에 넣기까지 하니 부모로서는 경악할 수밖에)
높은 곳은 올라가 봐야 한다.
우선 만져봐야 하고 부딪혀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