柟樹爲風雨所拔歎(남수위풍우소발탄) 녹나무가 바람에 뽑히다(七言古詩)
숙종 상원 2년(761) 가을에 지음. 초당 앞의 아름다운 풍경을 이루던 녹나무가 폭풍에 쓰러지자 몹시 애석해 지은 시. 녹나무는 상록 활엽 교목.
倚江柟樹草堂前(의강남수초당전) 초당 앞 강변에 서있는 녹나무 있어
故老相傳二百年(고로상전이백년) 노인네들 이백 년은 됐다 말하네.
誅茅卜居總爲此(주모복거총위차) 띠풀 베고 집터 잡은 건 모두 이 나무 때문
五月髣髴聞寒蟬(오월방불문한선) 오월에도 가을날 매미 소리 들려올 듯싶었네.
東南飄風動地至(동남표풍동지지) 동남쪽에서 땅을 흔들며 폭풍 휘몰아치더니
江翻石走流雲氣(강번석주류운기) 강 뒤집히고 돌 구르며 구름 기운 휘몰아쳤네.
幹排雷雨猶力爭(간배뢰우유력쟁) 줄기로 뇌우를 밀쳐내며 외려 힘써 다투었건만
根斷泉源豈天意(근단천원기천의) 뿌리가 생명의 원천 끊기니 어이 하늘 뜻이리!
滄波老樹性所愛(창파노수성소애) 푸른 물결과 늙은 나무는 내 사랑하던 것으로
浦上童童一靑蓋(포상동동일청개) 물가에 그늘 드리운 하나의 푸른 일산이었네.
野客頻留懼雪霜(야객빈류구설상) 촌사람들 눈과 서리 피하느라 자주 머물렀었고
行人不過聽竽籟(행인불과청우뢰) 행인들 바람소리 듣느라 그냥 지나치지 않았지.
虎倒龍顚委榛棘(호도룡전위진극) 범 고꾸라지고 용 넘어지듯 잡목 사이 버려져
淚痕血點垂胸臆(루흔혈점수흉억) 눈물 흔적 핏자국이 그 가슴 위에 드리웠구나.
我有新詩何處吟(아유신시하처음) 내가 새 시를 지어낸들 어디에서 읊조려볼까!
草堂自此無顔色(초당자차무안색) 초당이 이제부터 볼품 없어져 초라해지겠네.
* 주모복거(誅茅卜居) : 잡초를 제거하고 초당을 지은 것을 가리킴.
* 표풍(飄風) : 회오리 바람, 광풍.
* 동동(童童) : 지엽이 무성한 모양.
* 우레(竽籟) : 竽는 생(笙)과 비슷하나 큼. 籟는 퉁소. 녹나무가 바람이 불 때 내는 소리를 비유한 것임.
* 호도용전(虎倒龍顚) : 고꾸라진 녹나무의 모습을 비유한 것임.
* 루흔혈점(淚痕血點) : 나무를 의인화해 그 고통을 말한 것이며, 또한 두보 자신이 극도로 상심함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