茅屋爲秋風所破歌(모옥위추풍소파가) 초가집이 가을 바람에

by 오대산인

茅屋爲秋風所破歌(모옥위추풍소파가) 초가집이 가을 바람에 망가지다(七言古詩)


숙종 상원 2년(761) 성도 초당에 지은 시. 1년 전 봄, 두보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초가를 짓고 부족한 대로 한 해 반을 넘겨가며 생활해 왔다. 그러다 8월에 폭풍이 휘몰아쳐 초가지붕이 날라가고 말았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잠도 잘 수 없는 난감한 지경에 처해 이 시를 지었다.


八月秋高風怒號(팔월추고풍로호) 팔월 가을 하늘 높다가 바람 울부짖더니

卷我屋上三重茅(권아옥상삼중모) 우리 집 지붕 위 세 겹 이엉을 거두어갔다.

茅飛渡江灑江郊(모비도강쇄강교) 강 건너 날아가 강변 들판에 흩어졌으니

高者挂罥長林梢(고자괘견장림초) 높은 것은 긴 숲의 나뭇가지 끝에 걸렸고

下者飄轉沈塘坳(하자표전침당요) 낮은 것은 건 뒹굴다 우묵한 못에 가라앉았네.

南村羣童欺我老無力(남촌군동기아로무력) 남촌 애들은 내가 늙고 힘없다 업신여기고

忍能對面爲盜賊(인능대면위도적) 뻔히 얼굴 마주한 채 도둑질을 해대었네.

公然抱茅入竹去(공연포모입죽거) 대놓고 이엉을 끌어안고 대숲으로 들어가는데

脣焦口燥呼不得(순초구조호부득) 입술이 타고 입이 마르도록 불러도 소용없으니,

歸來倚杖自嘆息(귀래의장자탄식) 지팡이 짚고 돌아오다 절로 탄식을 내뱉었다네.

俄頃風定雲墨色(아경풍정운묵색) 좀 있다 바람이 잦아들고 구름은 먹빛이 되어

秋天漠漠向昏黑(추천막막향혼흑) 음침한 가을 하늘 어두워져 시커멓게 변하네.

布衾多年冷似鐵(포금다년냉사철) 몇 해나 된 베 이불은 차갑기 쇠와도 같은데

嬌兒惡臥踏裏裂(교아악와답리렬) 험히 누워 자는 아이들 발길질에 속이 찢어졌네.

牀頭屋漏無乾處(상두옥루무건처) 침상 머리 위로 물은 새고 마른 곳이 없건만

雨脚如麻未斷絶(우각여마미단절) 삼과 같은 굵은 빗발은 끊임없이 내리는구나.

自經喪亂少睡眠(자경상란소수면) 난리를 겪고부터는 잠도 적어졌으니

長夜沾濕何由徹(장야첨습하유철) 축축히 젖은 채 긴 밤을 어찌 보낼까!

安得廣厦千萬間(안득광하천만간) 어이 해야 천만 칸 드넓은 집을 지어내

大庇天下寒士俱歡顔(대비천하한사구환안) 천하의 한미한 선비들 크게 덮어주어 함께 즐거워할까?

風雨不動安如山(풍우부동안여산) 비바람에도 끄덕하지 않고 산처럼 안전하리니

嗚呼何時眼前突兀見此屋(오호하시안전돌올현차옥)아! 어느 때나 눈앞에 우뚝 이런 집 나타나랴?

吾廬獨破受凍死亦足(오려독파수동사역족) 내 오두막 하나쯤 부셔져 얼어 죽어도 좋기만 하리.


* 장림(長林) : 키 큰 나무가 늘어선 숲.

* 아경(俄頃) : 오래지 않아.

* 상란(喪亂) : 안록산 사사명의 반란을 가리킴.

* 광하(廣厦) : 넓고 큰 집.

* 돌올(突兀) : 높이 솟아난 모양.

* 오려(吾廬) : 두보의 초당을 가리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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