枯椶(고종) 말라버린 종려나무(五言古詩)

by 오대산인

枯椶(고종) 말라버린 종려나무(五言古詩)


숙종 상원 2년(761) 가을 초당에서 지었다. 전란으로 군수품 수요가 증가되면서 백성들의 부세 또한 늘어났다. 밧줄을 만들기 위해 껍질이 벗겨진 종려나무를 바라보면서 백성의 질고 또한 그와 한가지임을 느끼고 있다. 말라 죽어가는 나무와 가렴주구를 당하는 백성을 동일시한 것이다.


蜀門多椶櫚(촉문다종려) 촉땅에는 종려나무 많기도 한데

高者十八九(고자십팔구) 커다란 것이 열에 여덟 아홉이다만,

其皮割剝甚(기피할박심) 그 껍질을 지나치게 벗겨대기에

雖衆亦易朽(수중역이후) 많다한들 또한 쉽사리 썩고 만다네.

徒布如雲葉(도포여운엽) 다만 구름 같은 잎을 펼친 채로

靑靑歲寒後(청청세한후) 추운 겨울에도 푸르기만 하다만,

交橫集斧斤(교횡집부근) 종횡으로 마구 도끼질을 해대니

凋喪先蒲柳(조상선포류) 수양버들 보다 먼저 시들고 마네.

傷時苦軍乏(상시고군핍) 시국 어지러워 군수품 매우 모자란다고

一物官盡取(일문관진취) 물건 하나 남김없이 관에서 다 가져가니,

嗟爾江漢人(차이강한인) 아! 너희 사천땅에 사는 사람들이여

生成復何有(생성부하유) 생산해낸들 다시 뭐가 남아 있으랴?

有同枯椶木(유동고종목) 말라 죽은 종려나무와 한가지기에

使我沈嘆久(사아침탄구) 나 오래도록 깊은 탄식하게 만든다만,

死者卽已休(사자즉이휴) 죽은 것이야 그걸로 이미 끝이라 해도

生者何自守(생자하자수) 산 것들은 어떻게 스스로를 지켜내랴!

啾啾黃雀啄(초초황작탁) 짹짹거리며 참새들은 쪼아대고

側見寒蓬走(측견한봉주) 곁에서 보니 나뒹구는 쑥대와도 같은데,

念爾形影乾(념이형형건) 너의 메말라가는 모습을 생각하건대

摧殘沒藜莠(최잔몰려수) 꺾여진 채 잡초 사이 묻혀지고 말리라.


* 촉문(蜀門) : 성도를 가리킴.

* 포류(蒲柳) : 수양(水楊). 물가에서 자라는 버드나무.

* 강한인(江漢人) : 사천 일대의 거주민을 가리킴. 강한은 촉땅을 흐르는 민강(泯江)과 서한수(西漢水)을 가리키며, 가릉강(嘉陵江)으로 유입됨.

* 생성(生成) : 생장성인(生長成人)의 뜻으로 보기도 함.

* 여수(藜莠) : 명아주풀과 강아지풀. 잡초를 가리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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