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종 개원 28년(740) 혹은 그 이듬해에 낙양에 있을 때 지은 영물시(詠物詩). 두보는 말 달리며 활쏘기를 잘했으며 말을 몹시 좋아하였다. 서역 혈통의 명마를 노래한 이 시는 말에 대한 두보의 남다른 이해와 관심을 보여주는데, 말의 외면적 특징은 물론 자질까지 포착해낼 수 있는 높은 안목을 지녔음을 짐작케 한다. 말의 주인인 방병조(房兵曹)는 미상의 인물이다. 병조는 관직명으로 병조참군사(兵曹參軍事)의 약칭이다.
胡馬大宛名(호마대완명) 이 호마는 대완 혈통의 명마이거늘
鋒稜瘦骨成(봉릉수골성) 날카롭게 모난 듯 마른 골격 갖췄네.
竹批雙耳峻(죽비쌍이준) 대나무 깎아놓은 듯 두 귀 쫑긋 솟았고
風入四蹄輕(풍입사제경) 바람이 들어찬 듯 네 발굽 경쾌하여라.
所向無空闊(소향무공활) 향해 달리는 곳마다 광활한 곳 없으니
真堪托死生(진감탁사생) 참으로 생사를 의탁할 만 하리라.
驍騰有如此(효등유여차) 이처럼 질주할 수 있는 준마 있으니
萬里可橫行(만리가횡행) 만 리를 종횡무진 활약할 수 있으리.
* 대완(大宛) : 한나라 때 서역의 국명. 지금의 우즈베키스탄에 속한 지역이다. 한혈마(汗血馬)의 산지로 유명하다.
* 비(批) : 깎아내다, 자르다는 뜻이다. 준(峻) : 뾰족하니 날카로운 모양을 형용한 것이다.
* 풍입사제경(風入四蹄輕) : 말이 내달릴 때 마치 바람이 말발굽에 들어간듯 가볍고 날쎄다는 뜻.
* 공활(空闊) : 광활(廣闊)과 같음. 드넓은 곳. 이 구절은 말이 극도로 빨라 아무리 광활한 곳일지라도 순식간에 도달함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