客亭(객정) 역정(驛亭)에서(五言律詩)
앞의 〈객야〉와 같은 때에 지은 시. 객지에서 오가도 못하는 처지에 놓여 깊은 좌절과 실의를 담고 있다. 객정은 곧 역정(驛亭)을 가리킴.
秋窓猶曙色(추창유서색) 가을 창가에는 동이 틀 기색
落木更高風(낙목갱고풍) 낙엽에는 다시금 사나운 바람.
日出寒山外(일출한산외) 해는 추운 산 밖에 떠오르고
江流宿霧中(강류숙무중) 강물은 묵은 안개 속 흘러가네.
聖朝無棄物(성조무기물) 잘 다스려지는 시대엔 버려진 이 없건만
衰病已成翁(쇠병이성옹) 쇠약하고 병들어 이미 노인네가 되었다.
多少殘生事(다소잔생사) 남은 생에 겪게 될 많고 적은 일일랑
飄零任轉蓬(표령임전봉) 나뒹구는 쑥대처럼 떠돌게 내버려두리.
* 숙무(宿霧) : 전날 밤부터 껴있던 안개라는 뜻.
* 성조(聖朝) : 당대 왕조에 대한 미칭. 당나라 조정을 가리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