冬狩行(동수행) 겨울날의 사냥(七言古詩)

by 오대산인

冬狩行(동수행) 겨울날의 사냥(七言古詩)

대종 광덕 원년(763) 늦겨울에 지었다. 당시 두보는 재주(梓州)에 있었다. 원주에 “당시 재주자사 장이가 시어사를 겸하여 동천절도사를 대리하였다.”(市梓州刺史章彛, 兼侍御史, 留後東川)고 되어 있다. 그 해 7월에 토번이 침입하여 10월에는 장안이 함락되어 대종이 피난하기도 했으나, 장이는 시국이 불안한데도 겨울에 병사를 동원해 사냥을 하였다. 이에 두보는 그것을 구경하며 풍자하였다.

君不見東川節度兵馬雄(군불견동천절도병마웅) 그대 못 봤나? 동천절도사 병마의 웅장함을.

校獵亦似觀成功 (교렵역사관성공) 포위해 사냥하는 모습 마치 전승을 구경하는 것 같네.

夜發猛士三千人 (야발맹사삼천인) 밤중에 용맹한 병사 3천 명이 출발하여서

淸晨合圍步驟同 (청신합위보취동) 새벽에 보조를 맞춰가며 사방을 포위하니,

禽獸已斃十七八 (금수이폐십칠팔) 짐승들 열에 일곱 여덟은 이미 숨통 끊겼고

殺聲落日廻蒼穹 (살성락일회창궁) 죽여대는 소리에 지던 해도 창공으로 되돌아가네.

幕前生致九靑兕 (막전생치구청시) 군막 앞에는 아홉 마리 코뿔소 산 채 끌려오고

馲駝壘峗垂玄熊 (탁타루위수현웅) 낙타의 솟은 등에는 검은 곰 매달아 실었으니,

東西南北百里間 (동서남북백리간) 동서남북 사방 백리 사이

髣髴蹴踏寒山空 (방불축답한산공) 도처에서 좇아가 잡아 겨울 산이 텅 빈 것 같네.

有鳥名鸜鵒 (유조명구욕) 구관조라 불리우는 새가 있으니

力不能高飛逐走蓬 (력불능고비축주봉)나뒹구는 쑥대 좇아 높이 날 힘도 없으며,

肉味不足登鼎俎 (육미부족등정조) 고기맛은 솥과 제사상에 올리기에도 부족하거늘

胡爲見羈虞羅中 (호위견기우라중) 어쩌다 그물 속에 사로잡히게 되었나?

春蒐冬狩侯得同 (춘수동수후득동) 봄과 겨울 사냥은 제후도 천자처럼 행했거늘

使君五馬一馬驄 (사군오마일마총) 사군은 다섯 말에다 한 마리 청총마 더하였고,

況今攝行大將權 (황금섭행대장권) 하물며 지금 대장의 권한을 대행하고 있는데

號令頗有前賢風 (호령파유전현풍) 호령하는 바 자못 옛 현인의 풍도 지니었구나.

飄然時危一老翁 (표연시위일로옹) 동요하는 위태한 시국에 한 늙은이 있어

十年厭見旌旗紅 (십년염견정기홍) 십년을 지겹도록 붉은 깃발 보아왔다만,

喜君士卒甚整肅 (희군사졸심정숙) 기쁘네, 그대 병사 매우 질서 있고 엄숙하니

爲我廻轡擒西戎 (위아회비금서융) 날 위해 고삐 돌려 서융이나 사로잡아 주오.

草中狐免盡何益 (초중호토진하익) 풀 속 여우 토끼 다 잡는다한들 무슨 이득 있으리?

天子不在咸陽宮 (천자부재함양궁) 천자가 함양궁에 계시지 아니 하거늘.

朝廷雖無幽王禍 (조정수무유왕화) 조정에 비록 유왕 때와 같은 화는 없으나

得不哀痛塵再蒙 (득불애통진재몽) 다시 몽진에 올랐으니 어찌 아니 애통하리!

嗚呼得不哀痛塵再蒙 (오호득불애통진몽) 아! 다시 몽진에 올랐으니 어찌 아니 애통하리.

* 동천절도(東川節度) : 동천절도는 재주에 주둔하였으나 당시 절도사는 공석이어서 재주자사 장이가 류후(留後)로 그 직책을 대행하였다.

* 교렵(校獵) : 校는 목책, 울타리를 가리킴. 짐승의 퇴로를 차단하고 포위해 사냥한다는 뜻. * 성공(成功) : 승리, 개선과 같음. 무공을 세운다는 의미임.

* 청시(靑兕) : 푸르스름한 색상에 뿔이 하나인 코뿔소를 가리킴.

* 축답(蹴踏) : 짐승을 좇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잡아냄을 의미함.

* 구욕(鸜鵒) : 구관조. 사람 말을 잘 흉내 내는 새이다.

* 정조(鼎俎) : 제사나 연회를 할 때 고기를 담는 솥과 제물을 올려두는 기물.

* 우라(虞羅) : 수렵이나 어로를 위해 설치한 그물을 가리킴. 虞는 본래 고대에 산야와 소택을 담당하는 벼슬.

* 춘수동수(春蒐冬狩) : 봄과 가을에 행하는 수렵. * 후득동(侯得同) : 옛날에 제후가 천자처럼 사냥할 수 있었다는 의미임. 장이는 재주의 자사(刺史)였으며, 자사는 한 지역의 군정을 아우르는 큰 권한이 있으므로 옛날의 제후에 비긴 것임.

* 사군(使君) : 주군(州郡)의 장관에 대한 존칭. 여기서는 자사(刺史)를 그렇게 지칭한 것으로, 곧 장이를 가리킴. * 오마(五馬) : 한나라 때 태수의 수레를 다섯 마리 말이 끌었다. 자사는 태수에 비견됨. * 일마총(一馬驄) : 청총마(靑驄馬)는 청백색이 뒤섞인 말. 한나라 때 시어사는 청충마를 탔다. 여기서는 장이가 시어사를 겸한 것을 가리킴.

* 섭행대장(攝行大將) : 류후(留後)의 자격으로 동천절도사의 직임을 대행하고 있음을 가리킴.

* 전현(前賢) : 풍자적으로 비꼰 표현임.

* 십년(十年) : 안사의 난이 발생한 이후를 가리킴.

* 서융(西戎) : 토번을 가리킴. 그 해 10월 토번이 장안을 함락시켰으며, 성도 북부의 변경을 침공하기도 하였음.

* 천자(天子): 대종(代宗)을 가리킴. * 함양궁(咸陽宮) : 진나라 때의 궁성, 장안의 서북쪽에 있었음. 여기서는 당나라 도성 장안궁을 가리킴. 당시 대종은 장안에 환궁했으나 두보는 소식을 모르고 있었음.

* 유왕(幽王) : 서주(西周)의 마지막 임금. 포사(褒姒)를 총애하여 정사를 돌보지 않다 멸망하였음. 당현종이 양귀비에 빠져 나라를 망친 것을 비유함.

* 진재몽(塵再蒙) : 흙먼지를 재차 뒤집어쓰다. 임금이 피난 가는 것을 몽진이라 함. 현종에 이어 대종이 도성을 버리고 떠났으므로 재차라고 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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