贈李白(증이백) 이백에게 줌(七言絶句)
현종 천보 4년(745) 가을, 두보가 제(齊) 조(趙) 지역을 유람할 때 연주(兗州 : 산동성 兗州縣)에서 이백과 다시 만나 지은 것. 당시에 이백은 본래의 호방한 성품에 더하여 장안 생활 끝에 얻은 회재불우의 실망감으로 더욱 거칠 것 없는 행동을 하였다. 두보는 실의에 빠져 행위에 절제가 없는 이백에게 안타까움을 느끼며 이 시를 지었다. 일각에서는 이백 뿐만아니라 두보 자신을 아울러 대상화하여 서술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秋來相顧尙飄蓬(추래상고상표봉) 가을날 서로 보니 여전히 떠돌아다닐 뿐
未就丹砂愧葛洪(미취단사괴갈홍) 단약을 못 이루니 갈홍에게 부끄러워라.
痛飮狂歌空度日(통음광가공도일) 진탕 마시고 고성방가하며 허송세월하거늘
飛揚跋扈爲誰雄(비양발호위수숭) 누구에게 특출나 보이려 멋대로 굴고 있는가?
* 표봉(飄蓬) : 말라 죽은 뒤 바람에 뿌리가 끊어져 날리는 쑥대.
* 단사(丹砂) : 수은으로 이루어진 황화 수은으로 이뤄진 적색의 광물 * 갈홍(葛洪) : 동진의 도교 이론가. 연단술을 익혀 나부산(羅浮山)에서 단약을 제조하다 마쳤다.
* 비양발호위수웅(飛揚跋扈爲誰雄) : 이백이 자신의 걸출함을 알아줄 누군가가 있으리란 기대를 갖고 그렇게 멋대로 행동하는 것인가 하고 반문하는 것임. 飛揚은 날아오르고 뛰어오르며 멋대로 굴어댄다는 뜻. 跋扈은 난폭하게 굴면서 제멋대로 설친다는 뜻으로, 비양과 비슷한 의미임. 爲誰는 ‘누구 때문에’ 혹은 ‘누구를 위해서’의 뜻. 雄은 ‘걸출함’이나 ‘특출남’, ‘우월함’의 의미를 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