曉發公安(효발공안) 새벽에 공안을 출발하며 (七言律詩, 拗體)
대종 대력 3년(768) 겨울, 공안을 떠나 악양으로 갈 때에 지었다. 원주에 “몇 달을 이 고을에서 쉬었다.”(數月憩息此縣)고 되어 있다.
北城擊柝復欲罷(북성격탁부욕파) 북성의 딱딱이 치는 소리 다시 잦아들고
東方明星亦不遲(동방명성역부지) 동녘의 계명성 또한 늦지 않게 나타나네.
鄰雞野哭如昨日(인계야곡여작일) 어제처럼 이웃 닭은 들판에서 울어댄다만
物色生態能幾時(물색생태능기시) 사물의 형색과 생명의 상태 그 얼마나 가랴!
舟楫眇然自此去(주즙묘연자차거) 배를 저어 아득하니 이제 떠나가거늘
江湖遠適無前期(강호원적무전기) 강호 멀리 길가나 앞길에 기약은 없네.
出門轉眄已陳跡(출문전면이진적) 문 나서며 힐끗 바라보나 이미 옛 자취
藥餌扶吾隨所之(약이부오수소지) 약과 음식으로 나를 지탱하며 길 따라 가리.
* 격탁(擊柝) : 딱따기를 치다. 柝은 밤에 야경(夜警)을 돌 때 시간을 알리기 위해 손에 쥐고 치는 짤막한 두 개의 나무 막대.
* 명성(明星) : 계명성(啟明星). 샛별, 즉 금성(金星)을 가리킴.
* 물색(物色) : 자연계의 각종 생물과 무생물의 형색(形色). * 생태(生態) : 살아가는 양태(樣態). 혹은 생의(生意).
* 무전기(無前期) : 목적지가 없다는 뜻.
* 수소지(隨所之) : 갈 곳을 그저 길을 따라 갈 뿐이라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