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送高三十五書記十五韻(송고삼십오서기십오운) 고삼십오서기를

by 오대산인

送高三十五書記十五韻(송고삼십오서기십오운) 고삼십오서기를 보내며. 15운 시(五言古詩)

현종 천보 11년(752) 겨울, 장안에서 지음. 이 해에 고적(高適)이 하서절도사(河西節度使) 가서한(哥舒翰)을 수행해 입조했다가 두보와 만난 뒤 돌아갔다. 그 때 두보가 송별하며 지어준 시이다. * 三十五는 고적의 배항(排行). 서기(書記)는 원수부(元帥府) 및 절도사(節度使) 요속으로, 문서를 담당하였다.


崆峒小麥熟(공동소맥숙) 공동산에 보리가 익을지라도

且願休王師(차원휴왕사) 군대를 쉬게 하길 원하는도다.

請公問主將(청공문주장) 그대는 주장 가서한에게 물어봐주오.

焉用窮荒爲(언용궁황위) 궁벽한 변새를 어쩌고자 하는지.

饑鷹未飽肉(기응미포육) 굶주린 매 맘껏 고기를 먹지 못한 채

側翅隨人飛(측시수인비) 날개 기울이고 사람 따라 날아다녔네.

高生跨鞍馬(고생과안마) 그대 고적 말안장에 올라 걸터앉으니

有似幽幷兒(유사유병아) 흡사 유주 병주의 건아들 모습 같구려.

脫身簿尉中(탈신부위중) 봉구 현위로 있다가 몸을 빼어 벗어나

始與捶楚辭(시여추초사) 비로소 매질과는 멀어지게 되시었다지.

借問今何官(차문금하관) 묻나니 “지금은 무슨 벼슬자리에 있어

觸熱向武威(촉열향무위) 더위 속에 무위군 향해 떠나가시오?”

答云一書記(답운일서기) 대답하길 “한 명의 서기가 되었으나

所愧國士知(소괴국사지) 가서한이 국사로 대접해줘 부끄럽다오.”

人實不易知(인실부이지) 사람의 실상은 쉽게 알 수 없는 법

更須愼其儀(갱수신기의) 모름지기 행동거지를 조심하시오.

十年出幕府(십년출막부) 십년 동안을 막부에 나가 있으면

自可持旌麾(자가지정휘) 지휘관의 자리에 오를 수도 있다오.

此行旣特達(차행기특달) 이제 가게 되면 앞 길이 원대하리니

足以慰所思(족이위소사) 그대 생각하는 내 맘에 위로가 되오.

男兒功名遂(남아공명수) 사나이가 공명을 이루는 것은

亦在老大時(역재노대시) 역시 나이 제법 먹었을 때라오.

常恨結歡淺(상한결환천) 친교할 기회 적어 늘 안타까워 했으나

各在天一涯(각재천일애) 각자 하늘 한쪽 끝에서 지내왔구려.

又如參與商(우여삼여상) 다시 삼성과 상성처럼 멀리 헤어지자니

慘慘中膓悲(참참중장비) 우수에 사로잡혀 가슴 속 서글프지오.

驚風吹鴻鵠(경풍취홍곡) 거센 바람이 고니에게 불어오는 양

不得相追隨(부득상추수) 나 그대를 따라 갈 길 없구려.

黃塵翳沙漠(황진예사막) 누런 흙먼지 사막을 덮어 흐릿하건만

念子何當歸(념자하당귀) 그리운 그대 어느 때에나 돌아오려나?

邊城有餘力(변성유여력) 변새의 성에서 겨를이 생겨나거든

早寄從軍詩(조기종군시) 서둘러 종군의 시편을 보내어 주오.


* 공동(崆峒) : 임조(臨洮 : 감숙성 평량현 서쪽)에 있는 산. 하서절도부의 관할 지역임. * 소맥(小麥) : 토번은 보리가 익을 때 노략질을 일삼았으나 가서한에게 참패를 당한 후 다시 침략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전공을 노리는 장수들 탓에 휴병이 이뤄지지 않았다.

* 유병(幽幷) : 유주(幽州)와 병주(幷州). 유주는 하북성 일대, 병주는 하남성 일대. 두 지역 출신의 기질이 용맹하며 말을 잘 타며 활을 잘 쏘는 것으로 이름이 났다.

* 부위(簿尉) : 지방 관아의 보좌관인 주부(注簿)와 현위(縣尉)를 가리킴. 고적은 봉구현위(封丘縣尉)로 있다가 사직하였다.

* 수초(捶楚) : 회초리 따위로 매질하다. 이 구절은 못된 상관의 학대에서 벗어난 경우 혹은 가련한 백성을 매질하는 일에서 벗어난 것으로 풀이하기도 함.

* 무위(武威) : 하서절도사의 막부가 있는 양주(凉州)에 속한 군(郡).

* 정휘(旌麾) : 군대를 지휘하는 깃발. 그것으로써 주장(主將)을 지칭한 것임.

* 삼여상(參與商) : 삼성과 상성을 가리킴. 서로 동서쪽 멀리 떨어졌으며 뜨는 시간이 달라 영원히 함께 할 수 없다.

* 사막(沙漠) : 고적이 향해 가는 곳을 가리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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