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九日寄岑參(구일기잠삼) 중구날 잠삼에게 줌(五言古詩)

by 오대산인

九日寄岑參(구일기잠삼) 중구날 잠삼에게 줌(五言古詩)


현종 천보 13년(754) 중양절에 지음. 그 해 가을 장안 일대에 60여 일에 걸쳐 많은 비가 내렸다. 이에 두보는 재해의 실상과 그로 인한 백성의 피해를 깊이 우려하며 장차 나라가 위태로울 것 같은 예감을 노래하고 있다. * 九日은 9월 9일 중양절을 가리킴. 잠삼은 고적과 함께 변새시인으로 이름이 있으며 두보와 친하였다. 당시 안서사진절도막부(安西四鎭節度幕府)의 서기(書記)직에서 사임하고 장안에 돌아와 있었다.


出門復入門(출문부입문) 문을 나섰다 다시 들어왔으니

雨脚但如舊(우각단여구) 빗발이 아직도 여전하구려.

所向泥活活(소향니활활) 가려는 곳에 진흙탕 질퍽거리고

思君令人瘦(사군령인수) 그대 그리노라니 사람을 야위게 하네.

沈吟坐西軒(침음좌서헌) 서편 방에 들어앉아 생각에 잠겨 있자니

飮食錯昏晝(음식착혼주) 비에 밥 때인지 낮밤인지 헷갈리는데,

寸步曲江頭(촌보곡강두) 그대 있는 곡강 근처 멀지 않으나

難爲一相就(난위일상취) 한번 찾아가 만나보기 어려웁구려.

吁嗟乎蒼生(우차호창생) 아! 백성들은 어찌해야 좋겠소.

稼穡不可救(가색불가구) 가을걷이를 어찌해볼 도리 없으니.

安得誅雲師(안득주운사) 어찌 해야 운사를 꾸짖어 볼 수 있으리?

疇能補天漏(주능보천루) 뉘라 하늘이 새는 걸 막을 수가 있으리?

大明韜日月(대명도일월) 해도 달도 훤한 빛을 감추었으며

曠野號禽獸(광야호금수) 광야에선 짐승들 소리쳐 울고 있다오.

君子强逶迤(군자강위이) 고관은 수레 타고 억지로 갈팡질팡 다니나

小人困馳驟(소인곤치취) 평민들은 빨리 걷기에도 힘겨워 하네.

維南有崇山(유남유숭산) 남쪽에 있는 높다란 종남산마저

恐與川浸溜(공여천침류) 홍수에 잠겨 쓸려갈까 걱정이거늘,

是節東籬菊(시절동리국) 동쪽 울타리 국화 피는 시절이건만

紛披爲誰秀(분피위수수) 누굴 위해 활짝 아름답게 피어나려나?

岑生多新詩(잠생다신시) 그대 잠삼은 새로 지은 시 많기도 하며

性亦嗜醇酎(성역기순주) 성품 또한 진한 술을 좋아하는데,

采采黃金花(채채황금화) 황금빛 국화 무성하게 피었다한들

何由滿衣袖(하유만의수) 어이 해야 옷소매 가득 따 담아보겠소?


* 활활(活活) : 진흙탕을 걸을 때 나는 소리.

* 곡강(曲江) : 장안의 동남쪽 교외를 흐르는 강. 두릉의 서북쪽. 유흥지로 사람들이 많이 찾았음.

* 가색(稼穡) : 농사를 의미함. 稼는 심는 것. 穡은 거두는 것.

* 운사(雲師) : 신화 속 구름의 신.

* 주(疇) : 누구. 수(誰)와 같음.

* 대명(大明) : 해와 달을 함께 이르는 말-.

* 유(維) : 어조사. * 숭산(崇山) : 높다란 산. 장안 남쪽 종남산을 가리킴.

* 분피(紛披) : 무성하게 피어난 모양.

* 순주(醇酎) : 순주(醇酒)를 가리킴. 풍미가 강하고 깨끗한 좋은 술을 가리킴.

* 채채(采采) : 무성하게 많은 모양. * 황금화(黃金花) : 국화를 가리킴. 중양절에는 국화주를 마시는 풍습이 있었음.

keyword
작가의 이전글醉時歌 취시가(七言古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