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後出塞 五首 후출새, 5수(五言古詩)

by 오대산인

後出塞 五首 후출새, 5수(五言古詩)


현종 천보 14년(755) 겨울, 안록산이 반란을 일으키기 직전 혹은 안록산의 반란 초기에 지어졌음. 시는 초모에 응해 종군했던 어느 사졸이 안록산 휘하 부대에 있다 그가 반란을 획책하고 있는 것을 알고 도주해 고향으로 돌아온 사정을 진술하고 있다.


1. 처음 종군해 출발하던 때를 묘사한 시이다.


男兒生世間(남아생세간) 사나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及壯當封侯(급장당봉후) 장년이 되어선 의당 제후에 봉해져야지.

戰伐有功業(전벌유공업) 전장에 나가면 공업을 세울 수가 있거늘

焉能守舊丘(언능수구구) 어찌 고향 땅이나 지키며 살랴!

召募赴薊門(소모부계문) 모병에 응해 계문으로 나아가나니

軍動不可留(군동불가류) 군대가 출발하면 더는 머물 수 없네.

千金裝馬鞭(천금장마편) 천금으로는 말채찍을 장식했으며

百金裝刀頭(백금장도두) 백금을 들여서 칼날을 장식하였네.

閭里送我行(려리송아행) 동네 사람들 떠나는 나 전송해주고

親戚擁道周(친척옹도주) 친척들은 길가에서 포옹해 주네.

斑白居上列(반백거상렬) 윗자리에 있던 반백의 노인은

酒酣進庶羞(주감진서수) 술 거나해 맛난 안주를 밀어주었지..

少年別有贈(소년별유증) 젊은 애들은 따로 선물을 주고는

含笑看吳鉤(함소간오구) 웃음 머금고 나의 칼을 바라봤다오.


* 급장(及壯) : 만 30세 즈음이 될 때를 가리킴.

* 구구(舊丘) : 丘에는 촌락, 동네의 뜻이 있음.

* 소모(召募) : 모병에 응했다는 뜻. 당나라는 개원 10년(722)부터 모병제를 실행하였다. * 계문(薊門) : 薊땅의 별칭으로 지금 북경시 서북쪽 지역. 주무왕이 요임금의 후손을 봉해준 곳. 여기서는 그를 빌려 유주(幽州)와 범양군(范陽郡)을 지역을 가리킨 것으로, 어양절도사(漁陽節度使) 안록산의 관할지이다.

* 도주(道周) : 도로 주변.

* 반백(斑白) : 머리카락이 희끗한 연장자를 가리킴.

* 서수(庶羞) : 여러 가지 맛있는 안주거리.

* 오구(吳鉤) : 날이 휘어진 칼로 춘추시대 오나라에서 많이 사용하였음. 여기서는 그를 빌려 날카로운 칼을 말한 것임.



2. 처음 숙영하며 보고 느낀 것을 노래한 시


朝進東門營(조진동문영) 아침에 동문의 군영에서 출발해

暮上河陽橋(모상하양교) 저녁에 하양의 다리 위에 올랐네.

落日照大旗(락일조대기) 지는 햇살 커다란 대장 깃발 비추고

馬鳴風蕭蕭(마명풍소소) 말 울고 바람 휘잉휘잉 불어온다네.

平沙列萬幕(평사렬만막) 평평한 사장엔 수많은 군막 줄을 지었고

部伍各見招(부오각견초) 부대마다 각기 불러 모아 숙영을 하네.

中天懸明月(중천현명월) 중천에 밝은 달은 걸리었는데

令嚴夜寂寥(령엄야적료) 군령이 엄해 한 밤이 고요하구나.

悲笳數聲動(비가수성동) 구슬픈 호가 소리 몇 번 울리자

壯士慘不驕(장사참불교) 장정들 애처로워 풀이 죽는다.

借問大將誰(차문대장수) 묻나니 대장은 누구이런가?

恐是霍嫖姚(공시곽표요) 아마도 표요교위 곽거병일까?


* 동문영(東門營) : 낙양의 동문에 설치된 군영을 가리킴.

* 하양교(河陽橋) : 하양의 황하 위에 놓인 다리. 하양은 지금 하남성 맹주시(孟州市).

* 대기(大旗) : 대장의 붉은 깃발.

* 공시(恐是) : 추측을 나타내는 말이다. * 곽표요(霍嫖姚) : 한라라 때 명장 곽거병(霍去病). 흉노를 격퇴한 공으로 한무제의 총애를 받아 표요교위(嫖姚校尉에 임명되었음.


3. 황제의 변경 확장과 변방 장수의 행태를 논한 시


古人重守邊(고인중수변) 옛날의 장수는 변새 지키길 중시했으나

今人重高勳(금인중고훈) 지금 장수는 높은 공훈 세우길 중시한다네.

豈知英雄主(기지영웅주) 어찌 알았으랴! 영웅다운 임금님께서

出師亘長雲(출사긍장운) 긴 구름 뻗친 양 군대를 출병시킬 줄.

六合已一家(육합이일가) 천지사방이 이미 일가를 이루었건만

四夷且孤軍(사이차고군) 사방 오랑캐땅에 고립무원의 군대 보내네.

遂使貔虎士(수사비호사) 드디어는 용맹한 병사들로 하여금

奮身勇所聞(분신용소문) 몸을 떨쳐 싸울 곳에 용감히 나가게 하네.

拔劍擊大荒(발검격대황) 검을 빼어들고 광활한 황야로 돌격해서는

日收胡馬羣(일수호마군) 날마다 오랑캐의 말들을 거둬들인다.

誓開玄冥北(서개현명북) 맹서하길, 멀리 깊숙한 북방을 개척하여서

持以奉吾君(지이봉오군) 가져다가 우리 임금님께 바치고 말리.


* 고군(孤軍) : 후원이 없는 고립된 군사.

* 비호(貔虎) : 용감한 병사를 비유한 것으로, 본래는 사나운 맹수의 이름. 貔는 전설 속의 동물로 호랑이 혹은 곰을 닮았다고 함.

* 소문(所聞) : 하달된 군령을 듣고서 작전을 펼치게 될 곳을 가리킴.

* 대황(大荒) : 변경 멀리의 황량한 땅.

* 호마(胡馬) : 안록산이 자기 군대의 무력을 과시하기 위해 자주 북방 이민족을 공격해 말을 노획하였음.

* 현명(玄冥) : 깊숙하고 멀다는 뜻. 북방의 신을 가리키기도 함.


4. 안록산이 공을 믿고 날로 교만해짐을 표현한 시


獻凱日繼踵(헌개일계종) 전승의 소식 나날이 이어지더니

兩蕃靜無虞(량번정무우) 해와 거란 두 오랑캐 잠잠해 근심이 없네.

漁陽豪俠地(어양호협지) 어양은 호걸과 협객들의 땅

擊鼓吹笙竽(격고취생우) 둥둥 북 치고 생황과 피리를 분다.

雲帆轉遼海(운범전료해) 수많은 범선 군수품 싣고 요해로 오고

粳稻來東吳(갱도래동오) 군량미는 동오땅에서 들어온다네.

越羅與楚練(월라여초련) 월땅 초땅에서 나는 귀한 비단도

照耀輿臺軀(조휘여대구) 하찮은 종놈 몸에서 빛을 발하네.

主將位益崇(주장위익숭) 주장 안록산의 지위 더욱 높아만 지니

氣驕凌上都(기교릉상도) 기세 등등해 조정을 업신여기네.

邊人不敢議(변인불감의) 변새 사람들 감히 입에 담지 못하니

議者死路衢(의자사로구) 입에 올렸다간 길에서 죽임 당하리.


* 헌개(獻凱) : 승전 소식을 아뢰다. 포로나 전리품을 바친다는 뜻도 있음.

* 양번(兩蕃) : 해(奚)와 거란(契丹) 두 족속을 가리킴. 안록산의 천보 연간에 줄곧 이들을 공략하며 현종의 환심을 샀다.

* 어양(漁陽) : 군명(郡名). 치소가 지금 천진 계현(薊縣)에 있었다. 당나라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유주(幽州)를 어양으로 불렀음. 범양, 평로, 하동 삼진절도사인 안록산의 관할에 속했음.

* 요해(遼海) : 요동 남쪽의 발해 지역.

* 동오(東吳) : 장강 하류 지역. 지금 강소성 소주시 일대.

* 여대(輿臺) : 하층에 속한 천민을 가리킴. 춘추시대에 신분을 10등분해 나눠 여는 여섯 번째, 대는 열 번 째 계급이었음.

* 상도(上都) : 수도와 같음. 그로써 조정을 말한 것임.



5. 안록산의 반란 조짐으로 탈영해 돌아온 사정을 노래한 시


我本良家子(아본량가자) 나는야 본래 양가집 자식

出師亦多門(출사역다문) 종군하기도 여러 차례라.

將驕益愁思(장교익수사) 주장이 교만해져 근심이 늘어나거늘

身貴不足論(신귀부족론) 이 내 몸 귀해지는 건 생각도 않네.

躍馬二十年(약마이십년) 군마 타고 전장을 누비길 20년 세월

恐孤明主恩(공고명주은) 임금 은혜 저버리게 될까 두려웁구나.

坐見幽州騎(좌견유주기) 안록산 휘하 유주 기병을 보고 있자니

長驅河洛昏(장구하락혼) 멀리 말 달려 황하 낙수 일대 어둑하다오.

中夜間道歸(중야간도귀) 야반에 사잇길로 달아나 돌아와보니

故里但空村(고리단공촌) 고향땅은 다만 텅 빈 마을로 변해 있구나.

惡名幸脫免(악명행탈면) 악명이야 요행히도 면하였다만

窮老無兒孫(궁로무아손) 자손도 없이 곤궁하게 늙고 말았네.


* 장(將) : 주장(主將). 안록산을 가리킴.

* 고(孤) : 저버리다. 배반하다. ‘고(辜)’와 통해 쓴 것으로, 고부(辜負)과 같은 뜻.

* 유주기(幽州騎) : 유주의 기병. 안록산 반란군을 가리킴.

* 하낙(河洛) : 황하와 낙수 두 강 사이의 지역. 하양(河陽)과 낙양(洛陽) 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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