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문(劍門) 검문에서(五言古詩)

by 오대산인

검문(劍門) 검문에서(五言古詩)


숙종 건원 2년(759) 12월 초, 두보가 동곡(同谷)에서 성도(成都)로 가는 도중 목격한 바를 노래한 12수의 기행시 가운데 제 10수. 검문은 산 이름이자 관(關) 이름. 지금 사천성 검문현(劍門縣)의 동북 25리 지점. 지세가 극히 험준한 요충지이다. 시는 군벌 할거에 대한 우려를 담아내었다.

惟天有設險(유천유설험) 하늘이 만들어낸 험준한 요충지로다.

劍門天下壯(검문천하장) 검문산은 천하에 웅장하기도 하다.

連山抱西南(련산포서남) 잇달은 산들 서남쪽 에워쌓으며

石角皆北向(석각개북향) 바위 봉우리 모두 북쪽을 향하였구나.

兩崖崇墉倚(량애숭용의) 양쪽 벼랑은 높은 성벽처럼 의지했으니

刻畫城郭狀(각화성곽장) 그림 아로새긴 성곽의 형상이로다.

一夫怒臨關(일부로림관) 한 사내 성을 내며 관문 지키면

百萬未可傍(백만미가방) 백만 대군도 얼씬하지 못할 것이라.

川岳儲精靈(천악저정령) 사천의 산악에는 정령이 깃들었으며

天府興寶藏(천부흥보장) 사천의 자연에는 보물이 흥성하거늘,

珠玉走中原(주옥주중원) 주옥을 중원으로 옮겨가기에

岷峨氣悽愴(민아기처창) 민산 아미산의 기색 구슬프구나.

三皇五帝前(삼황오제전) 상고시대 삼황오제 있기 전에는

雞犬各相放(계견각상방) 닭과 개 각기 놓아기르며 상관 안 했고,

後王尙柔遠(후왕상유원) 후대 제왕들 변경의 먼 지방 회유했으나

職貢道已喪(직공도이상) 공물을 바치게 하며 도리를 잃고 말았네.

至今英雄人(지금영웅인) 이제까지 영웅이란 인물들은

高視見霸王(고시견패왕) 야심찬 눈길로 패자 왕자의 자리 넘보며,

幷呑與割據(병탄여할거) 병탄하거나 할거하면서

極力不相讓(극력불상양) 온 힘 다해 서로 물러서지 아니 하였다.

吾將罪眞宰(오장죄진재) 나 장차 하늘에 죄를 물을 것이니

意欲鏟疊嶂(의욕산첩장) 첩첩 가파른 산들 밀어내고픈 생각이라네.

恐此復偶然(공차부우연) 우연히 다시 할거하는 일 생길까 걱정이러니

臨風黙惆悵(림풍묵추창) 바람 맞으며 말없이 상심에 젖어드네.


* 검문(劍門) : 검각(劍閣이라고도 함. 절벽이 문처럼 마주해 붙여진 이름. 깎아지른 절벽이 늘어서 있는 험준한 산길에 70리 가량 잔도(棧道)가 설치되어 있음.

* 서남(西南) : 검산은 동서로 231리의 거리이며, 검산 이남은 촉땅이다. 장안을 기준으로 서남쪽에 해당.

* 천부(天府) : 사천성 일대는 물산이 풍부해 ‘천부지국(天府之國)’이란 일컬음이 있었음.

* 주옥(珠玉) : 옥백(玉帛)으로도 되어 있음. 나라에서 거둬들이는 재물을 비유한 것임.

* 민아(岷峨) : 민산(岷山)과 아미산(峨眉山). 전자는 성도의 서쪽, 후자는 성도의 서남쭉에 위치. 촉땅을 가리킴.

* 삼황오제(三皇五帝) : 삼황은 수인(燧人), 복희(伏羲), 신농(神農). 오제는 황제(黃帝), 전욱(顓頊), 제곡(帝嚳), 제요(帝堯), 제순(帝舜).

* 후왕(後王) : 하은주 삼대 이후의 왕을 가리킴.

* 직공(職貢) : 관직을 설치하고 부세를 바치게 하는 것.

* 영웅인(英雄人) : 한 대의 공손술(公孫述), 유비(劉備) 등 촉땅을 거점으로 왕노릇하던 자를 가리킴.

* 진재(眞宰) : 만물의 참된 주재자. 하늘을 비유한 것임.

* 첩장(疊嶂) : 검문 일대의 첩첩산중을 가리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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