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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지윤 Sep 05. 2024

가을사랑

가을을 불러오는 시


이 가을, 치유를 위한 선물


고단하고 힘든 서른해 쯤의 시간을 살아낸 후, 이 시를 썼습니다.  
오래전 그 가을에...
그해 등단하고 시인이 되었었지요.
이 시를 읽고 위로를 받았다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올해의 새가을에 다시한번 소개합니다.
이 가을에, 치유를 위한 선물로 드리니 당신의 고단함이 조금이나마 내려놓아지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가을사랑

           강 지 윤



채색한 하늘은

가난한 마을 어귀에서도

저렇게 설레는구나, 연신

꼬집어대는 바람은

계절의 빈터에 나를 내려주고

한 번도 보지 못한 풍경에

내내 갇혀 휘파람만 날리니

갈잎들의 생채기 어루만지며

오늘, 바라만 봐도 허기 거두어 줄

휘어진 가지들을 목에 두르고

삶의 공터에서 메마른 세상을

껴안았지, 그래 여름동안 익어버린 얼굴

누우런 길섶에다 닦아보아라

속태운 잣나무 열매 저절로 굴러

산등성이마다 간지럼태워

얼굴 붉어진 가을은 아직도

나를 껴안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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