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하루

by 김경애

지난 글에서 언급했듯 어버이날은 내 생일이었다. 10도 20도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 유난히 변덕스런 올해 5월의 날씨에 날도 창창하게 맑았다. 내가 해야할 수업도 오전, 오후로 꽉 차 있고 저녁에는 내가 들어야 할 수업도 있었다. 아침부터 밤까지 일정이 빼곡했지만 점심시간을 내어 수업하는 요양원 근처의 옷가게에서 생일 기념 옷도 장만하고 저녁수업 듣기 전 쉬는시간에 날치알김밥도 먹었다.


일의 특성상 이동시간이 많은 편인데 운전 중에도 내 젊은 시절 유행하던 90년대 최신곡을 들으며 어깨가 들썩들썩 흥겨웠다. 밤 10시가 되어서야 집에 돌아왔다. 집에는 아주버님께서 사준 티라미슈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 생일 첫 티라미슈였다! 다만 아들의 귀가가 많이 늦어져 내 생일이 지나가기 딱 5분전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작은 카네이션 바구니와 카드를 들고.


더 늦어지기 전 서둘러 케잌을 밝히고 식탁곁에 둘러앉았다. 남편의 진두지휘하에 축 늘어지는 생일축하곡을 부르고 한바탕 웃으며 케잌의 초를 컸다. 곧바로 딸아이가 물었다. "엄마! 소원빌었어?" "아차차! 소원을 안빌었네!" 딸은 내 생일선물로 조그만 상자 하나를 내밀었다. 열어보니 쿠션화장품이 들어 있었다.


아들은 편지에 '제가 고민을 하고 있을 때마다 항상 격려의 말과 조언, 상담을 해주셔서 제 고민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힘든 일이 있을 땐 제 인생의 가이드이신 엄마, 아빠한테 기대겠습니다.' 라고 썼다. 나의 꿈이 아이들의 정신적 지주가 되는 것이었는데 아들의 편지를 보니 조금은 이룬 것도 같아 행복했다.

촛불을 끌 때, 딸아이가 물었던 내 소원은 매일매일이 내 생일만 같았으면 좋겠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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