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새로운 사내‘와 살아요

by 미딸

요즘 두 아이들은 한자에 푹 빠져있다.

나는 항상 무언가에 대해 작은 관심이 생기면, 조금씩 조용히 확장시켜 나가도록 기다려주는 편이다.

그동안 고고가 지나간 관심들은 공룡, 티니핑, 그리고 그리스로마신화, 세계사, 댄스 등이었다. 어떤 것은 진행 중이고, 어떤 것은 잠시 쉬는 중인지, 아니면 깊은 저장의 공간으로 떨어져버린 것인지 알 수는 없다.


어쨌든 마법천자문으로 시작된 한자에 대한 관심이 한자 음 대결에서 한자 단어 만들기 대결, 한자 카드 배틀을 넘어서 한자 쓰기까지 이어졌다. 욕심이야 노트에 예쁘게 써보라고도 하고 싶고, 시험에 접수해서 쭉쭉 따게 하고 싶지만… 그런 전형적인 ‘K-맘’의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한 발짝, 아니 열 발짝 정도 물러난다.


서론이 길어졌는데, 각자의 사회생활(학교와 유치원)이 끝나고 집에 함께 있을 때면 자연스럽게 같이 한자를 쓰거나 이야기하게 되니 지금까지 한자와 거리가 멀었던 나까지 자연스레 접하게 되었다. 이게 바로 ‘확장 효과’일까.


쨌든 덕분에 나도 요즘은 누군가의 이름이나 지나가며 만나는 간판의 숨은 의미, 혹은 나에게만의 의미로 이름을 추측하는 혼자 놀이를 하게 되었다.

내 마음속 (아마?) 가장 큰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 신랑에 대해서도 한자로 생각해보았다.

‘신랑(新郞)’이란 새로운 사내, 즉 새로 결혼한 남자라는 뜻이란다. 물론 일상생활에서 “신랑아~”라고 부를 일은 거의 없지만, 누군가에게 남편을 이야기할 때 나는 “우리 남편이~”보다는 “우리 신랑이~”라고 자주 말했다. ‘남편’이라는 말이 주는 어감보다 ‘신랑’이라는 말이 더 동글동글, 애정이 묻어나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뜻까지 알고 나니 더 좋아진 단어다.


‘새로운 사내’라는 뜻이 좋다기보다는, 언제나 신혼 같은 기분이 나서 좋다. 그래서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서도 이 표현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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