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재원 생활 - 독일 주재원 준비하기 1
회사 생회사 내부 사정상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지만 결국 결정된 곳은 독일, 함부르크라는 도시였다.
"독일! 잘됐다 ㅠㅠ 독일로 확정이라니 우와!! "
국내 L계열사 대기업. 회사 생활 11년 차, 나이 30대 중후반.
배우자는 9년간 회사 재직 중이었으나 출산 후 퇴직 후 공동 사업하며 꾸준한 소득 창출
4살 된 딸아이 하나
경기도권 거주, 재산.. 많지 않음
흔히 들리는 주위 누구들처럼 금수저를 물고 유복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경제적으로 부족하게 사는 삶을 살고 있지도 않은 것 같다. 이런 생활이 어떻게 보면 계속 이어질 수도 있었고 한국에서 살고 있는 누구나 처럼 평범하게 살아가는 미래가 우리에게도 이어지겠지라고 언제나 생각했었던 것 같다. 그런 우리에게 외국생활 이라니.. 그것도 발 벗고 나서서 외국에서 고생하면서 사는 게 아니라 회사에서 경제적으로 지원을 해주는 그런 주재원 생활이라니!! 사실 지금에 와서도 문득 생각해보면 실감이 나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내 주제에.....? 내 주재에 주재원을? 그래서 주재원인가? 그런데 그것도 모두들 선망하고 살고 싶어 하는 유럽을? 두 유 노 유럽? 두 유 노 절머니???
흔히 독일 하면 일반적으로 한국인들에게 유럽 내에서도 뭔가 모르게 우월해 보이는 국가, 교육 체계가 잘 되어 있는 나라, 제2차 세계대전의 만행이 있지만 본인들의 과오를 인정하며 이를 토대로 발돋움하여 더 나아가는 선진국의 이미지가 많이 떠오른다. 이러한 기대를 가지고 우리도 부푼 꿈(?)을 앉고 머나먼 나라로 나갈 준비를 시작했다. 독일 그 꿈의 도시로.
출국하기 전까지 무려 11개월이란 시간이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나가기 전 3~4개월부터 이런저런 준비를 하는 것이 의미가 있었기에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을 제외하면 큰 도움은 되지 않았던 것 같다. 독일어나 영어 공부라도 미리 열심히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했지만 의지가 약했던 탓일까.. 차마 3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수업을 다 듣지도 못하였다. 그래도 미리 아이의 학교를 등록할 수 있었던 것은 그래도 가장 도움이 되는 부분이었던 것 같다. 아쉽게도 아이가 아직 어려서 회사의 학비 지원을 받을 수 없었지만 우리는 과감히 국제학교에 보내기로 하였다. 주재원 기간 4년 중에 후반 2년만 학비 지원이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간에 국제학교로 옮기면 적응을 못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걱정과 더불어 일생에 다시는 오지 않은 기회일 수도 있으니 더 나은 교육에 과감히 투자해 보자는 생각이었다.
그 외의 준비는 순탄하게 흘러가는 듯 보였다. 우선 작년에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아오르고 있을 때쯤 막차를 탄 격으로 흔히 말하는 영끌하여 집을 구매했지만 결국 1년밖에 살지 못한 채 세입자를 찾게 되었다. 그리고 딸아이 출산과 더불어 모든 자금을 털어 장만했던 3만밖에 타지 않은 3년 된 새 차는 곧 다른 주인의 손에 넘어가기 위한 준비를 끝마쳤다. 이러한 갑작스러운 처분으로 인해 받은 자금들은 우선 앞서 얘기한 딸아이의 학비에 쓰였으며 현지에서 적응하기 위해서는 향상된 영어 실력이 필요하다는 정보(?) 탓에 영어유치원 교육비로 고스란히 쓰였다. 유명한 주식 전문가인 존 리가 말했던가, 부자가 되려면 자식의 사교육비를 줄이고 그 돈으로 주식을 사주라고.. 우리는 이번 생애에는 부자가 되긴 글렀다고 생각했다.
어느덧 시간이 흐르고 약 3개월이 채 안 남은 시간까지 오게 되었다.
이제 우리 뭘 해야 되지? 뭘 하긴, 이제 시작이지. 이제 본격적으로 준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