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아리
모래와 구분이 안 되는 너를 밟고 지나가려 했다
한 발자국 남았을 때 흙먼지를 일으키며
가자미 눈으로 나를 째려보곤
두 발자국만큼 멀어져 간다.
나의 한 걸음에 두 걸음씩 멀어지는 가자미가
얄밉다.
광어가 되지 못해서였을까
멀어지는 그 뒷모습에 슬픔이 서려있다.
그래서 자기가 산 건지도 모르고
검은 물에서 빠져나와 육지로 올라오니
내 종아리에 붙어 있는 가자미근이
쑤셔온다.
제2의 심장아 나의 혈액을 위로 올려 보내줘
내가 썩지 않고
고여있지 않게
오늘도 내 말을 듣지 않는 너 때문에
차가운 벽에 발을 올리고
잠을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