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한 가지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다.
겨울이 오면 그 가지 위에 하나씩 있는 나뭇잎
모두 떨어져 버리고 없을 것 같은
그 위에
매서운 겨울바람에 흔들리며 나부끼는
그 모습이 애처롭다.
애처롭게 바라보다가
꿋꿋이 바람에 몸을 맡기고 있는
그 잎새의 용기가 멋지다.
혼자 남을 용기가 없어
가면을 쓰고 사는 것들과는 다르게
거센 바람을
자신의 책임인양 받아들이는 너를
애처롭게 봤던 나를 탓한다.
그 용기가 내게 조금이라도 있더라면
바람아 이제는 잦아 들어줘
마음이 단단해도
계속 거세게 몰아붙이면
떨어질지 모르니
머리가 툭하고 바닥에 떨어지고
바스러질 테니
그만 비난해 줘
이번 겨울이 가지 않았으면 좋겠어
계속
그 가지 위에
네가 있었으면 좋겠어
처음으로 봄이 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움켜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