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을 더 이상 구독하지 않고,
새 글 알림도 받아볼 수 없습니다.
겨울
몸속에 액체가 얼어가는 겨울
발끝에서 올라와 손톱까지 전달되는
냉기에 몸을 부르르 떤다.
겨울의 시림은 나를 더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만들었지만
눈물은 얼음이 되어
흘러내리고 있다.
날카로운 얼음이 떨어지며 살갗을 할퀼 때의
아픔이 싫다.
겨울은 싫다.
마음이 싫다.
외친다.
골수까지 얼어붙어버리는 날에는
네가 보고 싶어 진다.
꼬물거리는 손으로 핫팩 두개를 뜯어서
재빨리 흔들어서 주는 너
철과 산소가 만나는 화학반응이 아닌
너와 내가 만나 일어난 화학반응이
내 몸을 따스히 끌어안는다.
24시간 따뜻하다며 건네주는 170g 핫팩에
얼어붙은 심장은 다시 펌프질을 해댄다.
집에 와 핫팩을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땀이 나지만 그 땀마저 좋다.
자기 전 핫팩을 가슴속에 품고 잠든다.
꿈속에서라도 만나기를 희망하며.
철과 산소가 만나 산화철이 된 핫팩을 보며
너와 내가 만나 하나가 되기를..
눈을 감는다. 네 웃는 모습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