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새

by 트래거

가을 산책길

딱새 한 마리가

가느다란 나뭇가지 위에 앉아 있었다.


나는 그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조심스레 다가가자

그 새는 놀란 듯

높은 가을 하늘을 향해 날아올랐다.


그 작고 가벼운 몸짓이

왜 그토록 부러운지 몰랐다.

어디든, 언제든,

가고 싶은 곳으로

날아갈 수 있는 그 자유가.


힘겨운 문자 하나가 왔다

어렵게 문자 하나가 왔다.

조심스레 본 그 글자에는

그녀가 있었다.


짧은 문장이지만

그 안에는

그녀의 마음의 계절이 담겨 있었다.


나는 바로

그녀에게로 날아가고 싶었다.

찬 바람을 가르며

가을 하늘을 넘어

그녀의 창가로 가고 싶었다.


날개가 부러진 나에게는

현실이라는 나뭇가지에 묶여

그저 제자리에서

위를 올려다볼 수밖에 없다.


딱새야,

네가 부럽다.

어디든 갈 수 있는 너,

그녀의 창문을 찾아가

살짝 유리창을 두드려줄 수 있겠니.


그녀가

너를 보고 웃을 수 있게,

그 웃음이

다시 내 마음으로 날아올 수 있게.


가을 하늘이 너무 높고

너무 맑아서

오늘따라 눈시울이 붉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