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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케니 Aug 08. 2021

우리 집 강아지 눈이 하얘졌어요! 백내장인가 봐요!

털북숭이 가족과 함께 살아가며 생기는 흔한 오해-14

자, 지금부터 몇 개의 질문을 드려볼게요. 무슨 질병 때문일지 한 번 생각해 보세요.


Q1. 2살 비숑 프리제 '숑숑'이가 잘 어놀다 갑자기 뒷다리를 절어요. 왜 그럴까요?

Q2. 9살 푸들 '푸푸' 허벅지 쪽 피부 밑에 동그랗고 말랑한 무언가가 만져져요. 이건 뭘까요?

Q3. 13살 말티즈 '티티' 눈이 점점 하얗게 변해가고 있어요. 왜 그렇죠?


위와 같은 상황에서 주로 보호자분들 머릿속에 떠오르는 질환들이 있죠.


A1. 슬개골 탈구

A2. 지방종

A3. 백내장


워낙 유명한 질병들이다 보니 보호자분들의 머릿속에 일종의 각인이 되어 있어요. 그런데 사실 위와 같은 상황에 다른 질환일 가능성이 더 높아요. 그 질환은 바로 다음과 같아요.


A1. 전십자인대 손상

A2. 비만세포종

A3. 핵경화


위 세 질환은 '인지도'없는 질환들이지만 발생률이 굉장히 높은 편이에요. 그중 나이 든 강아지에서는 100% 나타나는! 즉, 모든 강아지들이 겪게 되는 변화인 '핵경화'에 대한 오해를 풀어볼까 해요.


'핵경화'는 나이가 든 강아지들에게선 100% 나타나는 노령성 변화예요. 그렇기 때문에 나이대를 판별할 수 있는 기준이 되기도 해요. '핵경화'가 있다면 적어도 8-9살은 넘었다는 뜻든요.

그런데 인기가 없어요. 모르는 분들이 굉장히 많죠. 그래서 나이 든 강아지의 핵경화를 백내장으로 오해하세요. 백내장은 인지도 면에서 거의 조용필급이거든요. 그에 반해 핵경화는 'Earth, wind and fire'같은 느낌!? (수많은 히트곡에 외국에선 엄청난 인지도를 자랑하지만, 국내에선 가왕 조용필 님에 비해 매우 인지도가 낮죠. 참고로 저는 내한 공연 갔었습니다.... 예시가 이렇다고 오해 마세요. 전 조용필 세대 아닙니다. 오히려 BTS 세대? 흐흐흐...) 그러다 보니 눈이 하얀 강아지가 백내장인 줄 오해하고 백내장 관련 보조제나 안약을 처방받아서 적용하세요. 그럴 필요가 없는 데 말이죠.


둘의 차이는 명확해요. 백내장은 진행될수록 시력을 상실하게 돼요. 하지만 핵경화는 달라요. 시야를 흐리게 할 순 있지만 못 보게 하진 않아요. 그래서 백내장은 수술로써 교정을 하지만 핵경화는 대개 별다른 처치를 하지 않아요. 그리고 백내장은 진행이 될수록 안구 내부에서 염증을 일으켜요. 이 포도막염이라고 하는데 진행 정도에 따라 눈이 빨갛게 되고 심할 경우 녹내장(안구 내부의 압력이 너무 올라가는 응급 질환)을 일으키기도 해요. 하지만 핵경화는 이런 염증 반응을 일으키지 않아요.


그럼 이 둘을 어떻게 구분할까요!?


당연히, 동물 병원에 가서 주치의 선생님께 확인을 받아보셔야겠죠. 동공을 확장시킨 뒤 망막에 반사되어 나오는 빛 반사 여부를 확인해야 하거든요.(그냥 한 눈으로 흘리셔도 되는 부분이에요. ^^;;) 하지만 지금 당장 체크해 보고 싶다면! 간단한 tip을 알려 드릴게요.


0. 핸드폰 플래시를 켜놓으세요.


1. 우리 집 댕댕이와 우선 눈키스를 해주세요.


2.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핸드폰 플래시를 댕댕이 눈에 비춰보세요.

(너무 가까이서 비추진 말아주세요. 눈이 아플 수 있어요! 보호자분의 귀 옆쯤에서 비춰도 충분히 보일 거예요.)


3. 동공에 보이는 색깔을 아래로 구분하여 판단하시면 돼요.(동공:눈 검은자위의 정중앙)

 A. 칠흑 같은 까만색 -> 정상

 B. 호수 위 물안개처럼 고르게 푸른색 -> 핵경화

 C. 냉동실에 얼린 얼음에 생긴 기포 같은 불규칙한 하얀색 -> 백내장


이렇게 눈에 보이는 간단한 양상을 가지고 구별이 가능하지만 아무래도 정확한 건 주치의 선생님께 문의를 해보셔야 해요. 만약 정말로 아이가 백내장을 가지고 있다면 시력을 잃기 전에, 혹은 심한 염증이 생기기 전에 수술이나 관련된 안약을 처방받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우리 집 댕댕이의 눈이 하얗게 변한다면, 위에서 말씀드린 내용을 잘 기억해 두셨다가 적용해 보시기 바라요. 의하실 점은! 둘 다 같이 있을 수 있어요. 그러니 꼭 섣부른 판단 마시고 주치의 선생님과 상담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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