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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케니 Aug 27. 2021

아이고, 얘가 감기 걸렸나 보네? 기침이 심하네...

털북숭이 가족과 함께 살아가며 생기는 흔한 오해-18

우리 아이가 기침을 해요, 감기 걸렸나 봐요.


강아지기침을 할 때 보호자분들은 대개 감기일 거라 생각해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사람이 기침을 하는 경우는 대개 감기에 걸렸을 때 이니까요.

하지만 강아지는 조금 달라요. 감기가 아닌 다른 질병 때문에 기침을 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것은 바로 기관 허탈심장병!


기관 허탈은 '기관'이라 하는 장기가 '허탈'되는 질병이에요. 기관은 원래 탄력성이 좋은 고무파이프 같이 생겼어요. 강아지가 숨을 들이마시고 내쉴 때 공기는 기관이라는 곳을 지나서 폐로 들어가요. 그런데 어떠한 이유로 이 기관의 탄력성이 떨어지게 되면 숨 쉬는 타이밍에 따라 기관이 좁아졌다 늘어났다를 반복하게 돼요. 이때 좁아진 기관으로 인해 기침이 발생될 수 있어요.


그리고 심장병!

모두가 알다시피 심장은 신체에서 매우 중요한 장기예요. 그런데 이 심장에 문제가 생길 경우 집에서 가장 먼저 알아챌 수 있는 변화가 바로 기침과 빠른 호흡이에요. 어떠한 종류의 심장병이든지 간에 질병이 진행될수록 심장의 크기가 커지면서 결국엔 기능이 떨어지게 돼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 기관지를 압박하거나 폐에 물이 차면서 기침을 일으킬 수 있어요.


물론 이 외에도 기침을 일으키는 질병은 여러 가지가 있어요. 하지만 빈도수나 중요도를 따졌을 때 우선은 감기, 기관 허탈, 심장병. 이렇게 세 가지만 고려해도 될 거 같아요.

그럼, 이 아이들을 어떻게 구분할까요?


병원에서는 간단한 검사로 쉽게 구별할 수 있어요. 기관이 좁아지거나 심장이 커지진 않았는지, 그리고 폐 상태는 괜찮은지 방사선 검사 하나로 쉽게 체크할 수 있어요. 그런데 집에서는 이를 확인할 길이 없죠. 그래서 몇 가지 간단한 차이점을 좀 말씀드릴까 해요.


우선, 만 6세 이하의 강아지라면! 심장병일 가능성은 낮아요. 심장병은 주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심해지기 때문에 어린 나이에 '증상'이 나타날 정도로 심하게 진행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이죠. (선천성 심장병이라면 어린 나이에도 증상이 보일 수 있지만 발생률이 매우 낮아서 고려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평소 잘 때 호흡수1분에 30회를 넘어간다면, 심장병일 가능성이 높아요. 그러니 노령견의 가족분들께서는 잘 때 아이의 호흡수가 몇 번이나 되는지 한 번씩 체크해 주시면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기관 허탈거위 울음소리와 같은 특이한 기침 소리를 내는 경우가 있어요. 주로 흥분하는 경우 거위 울음소리와 같은 기침을 하고 진정된 후로는 전혀 특이사항이 없다면 기관지 허탈일 가능성이 높아요.

그리고 또 중요한 건 바로 품종. 포메라니안은 거의 대부분 기관 허탈이 있다고 보시면 돼요. 그 외에도 치와와, 티즈, 푸들 등의 작은 견종에서 종종 관찰돼요.


맑은 콧물이 나오면서 기침을 시도 때도 없이 한다면, 감기일 가능성이 높아요. 그리고 사람과 비슷하게 저녁에 기침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만 7세 이상의 강아지가 잘 때 호흡수가 1분 당 30회를 넘어가면서 기침을 한다면! 바로 병원에 가서 체크받아봐야 해요. 단, 잘 때 1분당 호흡수가 40회를 넘어간다면 응급일 가능성이 높으니 주저 말고 꼭 병원으로 달리셔야 해요.


젊은 포메라니안이 거위 울음소리 같은 기침을 한다면!? 기관 허탈일 가능성이 높은 거죠.


마당에서 사는 젊은 진돗개가 자주 기침을 한다!? 그럼 심장 사상충을 의심해 봐야 할 거 같네요. 음... -_-...사상충은, 매달 잘 예방해주세요. 그럼 걱정 하셔도 되죠. 하하.


젊은 시츄가 겨울에 목욕 후 콧물을 찔끔찔끔 흘리면서 기침을 한다면!? 감기일 싶어요.


이렇듯 각각 질병의 특성과 종, 증상 발생 전의 이벤트 등을 토대로 어느 정도 예측해볼 순 있어요. 하지만 예외란 항상 존재하는 법!!

특히나 '심장병'의 경우 하루 이틀 늦춰진 진단과 치료 때문에 돌이킬 수 없는 슬픈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요. 그러니 부디, 제발, 꼭 미리미리 체크해 주세요. 여러분이 가벼운 감기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동안, 그 옆에서 강아지는 익사당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심장병이 진행되는 경우, 폐에 물이 차올라 호흡이 불가능해지는 폐수종이 발생돼요. 육지에서 당하는 익사나 마찬가지인 거죠.)


건강 검진을 통해 정기적으로 체크해 보면 가장 좋겠지만, 여러분의 시간이나 환경, 아이의 성격, 비용 등으로 인해 건강 검진이 어렵다면!

주치의 선생님과 상의 후 나이와 종, 생활환경과 증상에 따른 필수적인 몇 가지만 체크해 보는 것도 고려해 보세요. 분명 사랑스러운 털북숭이 가족과 더 행복한 시간을 오래 보내는 데 큰 도움이 될 거예요.




p.s.


간혹 기관 허탈을 관 협착이라고 부르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이건 잘못된 용어예요. 기관협착은 선천적 혹은 후천적으로 기관이 붙어버린 상태를 얘기해요. 하지만 기관 허탈은 호흡에 따라 기관이 좁아졌다 펴졌다를 반복하는 질환이에요. 실 보호자분들이 기관 협착이라고 말씀하셔도 찰떡 같이 기관 허탈이라 알아듣기는 해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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