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30일부터 6월 22일까지

by jane

순식간에 지나가는 시간을 두려워하지 않고, 덤덤히 아니 오히려 기쁘게 받아들이는 법을 알고 싶다.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흐른다. 비록 누군가는 그 세월을 먼저 겪고 있고 좀 뒤에서 겪고 있고의 차이지만은 고작 100년 좀 덜 사는 인간에겐 90세면 어떻고 20대면 어떠랴. 시간은 공평히 흐른다.




멀리 있는 가족들과 친구들을 만나고, 다시 나의 일상으로 복귀했다. 사랑하러, 베풀러 갔지만 내가 얼마나 그 다짐을 잘 지키고 온 지는 모르겠다. 많은 사랑을 주고, 밤새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었고, 나의 마음을 나누고 싶었지만 마음처럼 잘 되지 않았던 거 같다.


그래도 좋았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규칙 안에서 잘 살아가는 모습들이. 장가간 내 동생은 이제 누군가의 남편이고, 예전처럼 철없던 친구들은 어느새 아이들을 훌륭히 키워내고 있고. 할머니는 치매 걸린 할아버지를 돌보고 계셨고, 할아버지는 조용히, 희미한 기억만을 안고 나름의 방식대로 삶을 살아가고 계셨다. 그렇게 모두가 묵묵히 자신의 시간을 살아내고 있었다.


모두가 앞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나만 자꾸 뒤돌아보고 있는 것 같았다. 정서적으로 그들로부터 떼어내지 못한 채, 나는 오랜 시간을, 그리워하는 일에 너무 많은 감정을 쏟았던 것 같다. 그래서 정작 내가 서 있어야 할 지금 이곳의 삶에 대해서 분노하고 슬퍼했던 거 같다.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매번 작별 인사를 할 때마다 눈물이 나는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이다.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잘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나를 못다한 한국의 삶으로부터, 그리고 그리운 사람들로부터 조금은 정서적으로 분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밟고 서 있는 이곳이 나에게 주어진 '지금'인 것을 이젠 인정하고, 더욱 충실하고 주체적으로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진짜 사랑은, 끝없이 붙잡는 게 아니라, 각자의 자리를 잘 살아가게 두는 일일지도 모른다. 서로의 안녕을 기도하며.




한차례 감정의 요동을 잠재우는 일이란, 일상으로 돌아오는 길은 언제나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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