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한다.

뒷담의 현장

by 납작만두

화가 주체가 안 되는 날이었다. 내가 선의로 해준 일이 완전히 업무처럼 되어 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미움을 받았다. 아니. 심지어 안 해준 것도 아니야 원하는 대로 안 해줬다고 기분 나쁜 목소리로 "폴더에 다 있죠? 그럼 제가 가져갈게요." 하고. 폴더에 있는 회사 양식을 가져가는 건 괜찮다. 가져가겠다는 게 내가 직접 만든 양식이고 가져가겠다는 사람이 타회사 사람이라 문제지. 아 뻔뻔해. 또, 급하지 않은 업무가 누군가의 욕심에 급하게 진행되어 나만. 나만. 괴롭히던 날이었다. 나 혼자만.... 아니 왜 나한테 지랄이지? 정말 말 그대로 화가 주체가 되지 않아서 품 속에 고이 모셔두었던 그 녀석을 꺼내 들어야 하나 손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나 혼자 부들거리며 화를 삭이고 있을 때, 업무 보러 나가셨던 옆자리 대리님께서 사무실로 들어왔다.


"아무도 없죠?"


들어오자마자 사무실 인원을 살피는 건, 나의 심장을 뛰게 하는 도파민이 퍼지는 말이다. 궁금하다 뒷 말이. 나는 서둘러 대답했다.


"네, 안 들어오셨어요."


내 말을 듣자마자 숨도 안 쉬고 치고 들어오는 대리님.


"아니, XX 부는 숨겨진 해외사업부 같아요."


대리님의 말이 어떤 의도인지 보여서 깔깔거리고 싶었던 순간. 내 귀를 때리는 어떤 소리가 들렸다.


-딸칵 딸칵.


'마우스... 소리가 들리는 거 같아요....'


..........


아차, 우리는 간과했다. 사무실 가운데 커다랗게 놓여있는 모니터에 가려진 한 자리를.... 그 자리는 우리가 말하고 있던 부서의 부서장자리.... 분명 들어오고 나간 사람은 없었는데 바로 확인되지 않아 서둘러 말을 돌렸다.


"진짜 대단하신 거 같아요."

"그러니깐요. 바쁠 텐데...."


이대로 멈추면 더 의심스러울 거 같다는 생각에 입을 멈출 수 없었다.


"진짜 대단하세요. 다 같이."


보이지 않는 한 자리에 온 신경이 뺏겼다. 얼굴로 열이 올랐고, 식은땀까지 나는 기분이었다. 대리님은 아무렇지 않은 척 일어나서 '나는 정수기에 물 뜨러 왔다. 절대 다른 이유 없다.'를 연기하며 문제의 그 자리를 살폈다. 긴장된 마음으로 대리님을 바라봤다.


"아~~ 무도 없네요."


대리님의 말에 정말 큰 안도의 한숨을 쉬며 깔깔 웃었다. 방금까지 나눴던 쫄보 둘의 대화가 생각이 나서 곱씹고 곱씹으며 웃었다. 이래서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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