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짜놓은 각본
[세상은 보이는 것과 다르다]
1. 많은 '인플루언서'는 보이지 않는 의도를 위해 돈을 받고 움직인다
2. 당신은 다른 사람을 부자로 만들어주는 꿈을 좇도록 부추김을 받는다
3. 진짜 성공 비결은 대부분 숨겨진다 알려줘도 돈이 안 되기 때문이다
4. 두려움은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이고, 당신은 그 상품이다
5. 이 시스템은 망가진 게 아니라 애초에 이렇게 설계됐다
누군가 당신에게 "세상은 보이는 것과 다르다"고 말한다면, 당신은 아마 고개를 끄덕이며 "그러게, 요즘 세상 참 복잡해"라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잠깐, 정말로 세상이 복잡한 걸까?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가 짜놓은 각본에 따라 연기하고 있는 건 아닐까?
요즘 유튜브를 열면 온통 '성공한 사람들'로 가득하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런닝하고, 건강한 아침식사를 하며, "여러분은 성공합니다"라고 외치는 인플루언서들 말이다. 그들의 완벽한 일상을 보며 우리는 생각한다. "아, 나도 저렇게 살아야겠다."
하지만 카메라 뒤의 진실은 어떨까? 그 '자연스러운' 아침 루틴 영상을 위해 새벽 3시부터 조명을 세팅하고, 20번째 테이크를 찍고 있을지도 모른다. 더 중요한 건, 그들이 추천하는 '기적의 아침 루틴'이나 '인생을 바꾸는 책'은 대부분 후원받은 광고라는 사실이다.
현대의 인플루언서들은 과거 교회의 전도사와 놀랍도록 비슷하다. 다만 천국 대신 '성공'을 팔고, 헌금 대신 '구매 링크'를 요구할 뿐이다. 그들의 진짜 직업은 당신의 불안감을 자극해서 뭔가를 사게 만드는 것이다.
"꿈을 포기하지 마세요! 당신도 할 수 있어요!" 이런 말들을 들으면 가슴이 뛴다. 하지만 잠깐, 그 '꿈'이 정말 당신의 꿈일까?
우리는 어릴 때부터 '성공'이라는 이름의 신기루를 쫓도록 교육받는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 높은 연봉, 멋진 집, 외제차... 이 모든 것들이 행복의 필수 조건인 것처럼 세뇌된다. 하지만 정작 이런 '성공의 기준'을 만든 사람들은 누구일까?
바로 이런 것들을 팔아서 돈을 버는 사람들이다. 자동차 회사는 당신이 더 비싼 차를 원하게 만들고, 부동산 업체는 더 큰 집을 꿈꾸게 한다. 명품 브랜드는 당신이 '그들처럼' 되고 싶어하게 만든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돈벌이를 위해 평생 일하면서, 그것을 '내 꿈'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진짜 성공하는 방법은 뭘까? 아이러니하게도, 그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바로 '남들이 사고 싶어하는 걸 팔기'다.
성공한 사람들의 진짜 비밀은 자신의 성공담을 팔아서 돈을 버는 것이다. 투자로 돈을 번 사람은 투자 강의를 팔고, 사업으로 성공한 사람은 사업 노하우를 판다. 정작 그들의 주 수입원은 원래 사업이 아니라 '성공 비결 팔기'가 되어버린다.
왜 진짜 비결을 알려주지 않을까? 간단하다. 알려줘봤자 돈이 안 되기 때문이다. "매일 일찍 일어나서 성실히 일하세요"라고 말하는 것보다 "1개월 만에 월천만원! 비밀 공개!"라고 외치는 게 훨씬 많이 팔린다. 진실은 지루하지만, 거짓말은 흥미진진하다.
현대 사회의 가장 큰 산업 중 하나는 바로 '두려움 산업'이다. 뉴스는 매일 새로운 공포를 생산한다. 경제 위기, 취업난, 부동산 폭락, 노후 빈곤... 이런 뉴스들을 보며 우리는 불안해한다. 그리고 그 불안감을 달래줄 상품을 찾는다.
보험회사는 "만약에 대비해야 합니다"라고 속삭이고, 학원가는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늦습니다"라고 협박한다. 심지어 화장품 회사까지 "노화를 막지 않으면 큰일납니다"라고 겁을 준다.
우리의 두려움이 누군가의 돈벌이가 되고 있다. 그들은 우리가 불안해할수록, 미래를 걱정할수록 더 많은 돈을 번다. 우리는 '상품'이 아니라 '고객'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우리의 감정 자체가 상품화되고 있다.
"요즘 세상이 왜 이렇게 됐을까?"라고 한탄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것은 망가진 게 아니다. 애초에 이렇게 설계된 것이다.
자본주의 시스템의 핵심은 '끊임없는 성장'이다. 사람들이 계속 소비해야 경제가 돌아간다. 그런데 사람들이 만족해버리면 어떻게 될까? 더 이상 물건을 사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시스템은 우리가 절대 만족하지 못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광고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부족함을 느끼게 만든다. "더 젊어져야 해", "더 성공해야 해", "더 행복해야 해". 만족하는 소비자는 나쁜 소비자다. 불만족한 소비자가 좋은 소비자다.
이 모든 것을 알았다고 해서 세상에서 도망칠 수는 없다. 우리는 여전히 이 시스템 안에서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적어도 게임의 룰은 알고 플레이할 수 있다.
첫째, 인플루언서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말자. 그들이 정말 성공한 이유는 당신에게 성공 비결을 파는 것일 수도 있다.
둘째, 진짜 내 꿈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삶이 아니라, 내가 정말 원하는 삶 말이다.
셋째, 두려움에 기반한 결정은 잠시 미뤄보자. "지금 당장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조급하게 만드는 것들 대부분은 사실 그렇게 급하지 않다.
결국 세상은 정말 보이는 것과 다르다. 하지만 그 '다름'을 아는 것 자체가 이미 반은 성공한 것이다. 배우인 줄 모르고 연기하는 것과, 배우인 줄 알고 연기하는 것은 전혀 다르니까.
적어도 우리는 이제 누가 연출가이고, 누가 관객이며, 누가 돈을 버는지 안다. 그리고 가끔은 무대에서 내려와 객석에서 이 모든 것을 웃으며 지켜볼 여유도 가질 수 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자유로운 삶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