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서해와 남해안에 서식하는 토종 돌고래, 상괭이는 웃는 얼굴이 매력적이고 돌고래과에 속하는 해양 포유류이다.
상괭이라는 이름은 조선시대 어류 학서인 '자산어보'에서 기록된 '상광어'란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태종실록에도 존재가 기록되어있을만큼 한반도에서 오래 서식하였다. 2016년 우리나라에서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되고 세계멸종위기종이지만 매년 수천 마리가 떼죽음 당하고 있다.
상괭이는 돌고래와 비슷해보이지만 자세히보면 생김새가 다르다. 둥근 머리에 뭉툭한 주둥이를 가지고 사람의 웃는 얼굴을 닮아 웃는 돌고래라고도 불린다. 몸 색깔은 주로 회백색이며 숨을 거두면 흑빛으로 변한다. 몸길이는 주로 1.5~1.9m정도 이다. 상괭이는 주로 수심이 낮은 지역에서 가족 단위로 무리지어 서식한다. 먹이는 주로 어류와 오징어 같은 먹이를 섭취하고 해조류를 먹는 초식도 한다. 염분농도의 큰 차이에서도 서식할 수 있는 광염성 생물이며 서식 수온이 5~28℃인 광온성 생물이기도 하다.
그런데 작년부터 상괭이가 종종 무인도나 해안가 해변에서 사체로 발견되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1년 8월까지 폐사한 상괭이 수만 5천 마리가 넘는다고 한다. 상괭이가 이렇게 떼죽음을 당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그중 하나는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오염이다. 상괭이는 수심이 낮은 지역에서 주로 서식하기 때문에 연안 부근 개발로 인해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다. 특히 상괭이 개체 수가 줄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혼획'이다. 혹획은 특정 종류의 어류를 잡으려다가 다른 종이 같이 잡히는 경우를 뜻하며 다른 고래들과 비교해 봤을 때 상괭이가 '안강망'에 의해 혼획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안강망은 보통 입구 폭이 40m, 길이가 140m 정도 되는 자루 모양의 대형그물이다.
조류가 센 지역에 안강망을 고정해 놓으면 물고기들이 물살을 타고 그물 안쪽으로 모여들게 된다. 먹이를 따라간 상괭이 역시 조류에 휩쓸려 그물에 포획된다. 2011년부터 2015년 국내 종류별 고래 혼획 수는 9.705마리로 상괭이가 6,753마리, 돌고래가 1,673마리, 밍크고래가 405마리 기타 1,045마리이다. 다른 어류는 아가미로 호흡하여 그물에 잡혀도 생명 유지가 되는 반면, 고래류는 포유류로 폐호흡을 한다. 때문에 일정 주기로 수면 위에 올라와야 하고 그물에 걸리면 호흡으로 인해 익사한다. 게다가 그물에 잡힌 상괭이 중 대다수는 성체가 되지 않은 어린 개체이다.
상괭이는 해양 생태계를 풍요롭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상괭이의 배설물이 영양분을 만들어내어 1차 플랑크톤이 산소를 생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1차 먹이사슬인 플랑크톤의 증가로 2차, 3차 먹이사슬 또한 증가한다. 즉, 상괭이로 인해 수산 자원이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다. 또한 상괭이는 최상위 포식자로 해양 생태계의 균형추 역할을 한다.
2020년 정부는 상괭이를 보호하기 위해 탈출 장치가 달린 안강망을 보급했지만 탈출 장치가 3m가 넘다 보니 어업의 효율성이 떨어져 어부들이 선호하지 않고 있다. 미국의 개정된 해양포유류보호법(MMPA)에 의하면 2023년부터 고래를 과다 혼획한 어업에서 생산한 수산물과 가공품을 전면 수입 금지할 예정이라고 한다. 물론 지금 당장의 어업도 중요하지만 어족자원을 보호해야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어업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