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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래닛타임즈 Jul 21. 2022

세상에서 가장 작은 새, 꼬마벌새

꼬마벌새(Bee Hummingbird)에 대한 7가지 사실



▲ 휴식을 취하고 있는 꼬마벌새 수컷. Photo Courtesy of Whitehawk Birding.


기사 요약

1. 꼬마벌새(bee hummingbird)는 전 세계에서 가장 작은 새로 쿠바에서 서식한다.

2. 평균 몸무게는 2.28g, 평균 몸길이는 5.82cm에 불과하다. 

3. 인간에 의한 서식지 파괴와 질 저하가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전 세계에는 10,000종이 넘는 새가 있고, 우리나라에 없는 새의 경우 그 이름을 번역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번역가들은 보통 영문이나 학명의 뜻을 살려서 번역하는데 드물게는 새의 특징을 보고 새로운 이름을 만들기도 한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새인 꼬마벌새(Bee Hummingbird, 학명 Mellisuga helenae)를 소개하기로 했을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이 바로 국문 이름을 정하는 것이었다. ‘Hummingbird’가 ‘벌새’로 굳어진 상황에서 그 앞에 영문 이름 뜻에 따라 ‘벌(bee)’을 덧붙이기도, 학명의 ‘헬레나’를 붙이기도 애매했다. ‘꼬마벌새’는 그러한 고민 끝에 나온 번역이다. 너무 작아서 벌과 분간이 안 될 정도의 크기인, 세상에서 가장 작은 이 새에게 어울릴 수도 있는 이름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 꼬마벌새 암컷. 수컷과 달리 전체적으로 초록색이고 꼬리깃털 끝에 힌 점이 있다. Photo Courtesy of Whitehawk Birding.


꼬마벌새는 거의 쿠바에서만 서식하기에 이 새를 보려면 쿠바에 가야 한다. 자메이카와 아이티에서도 기록된 적은 있긴 하지만 거의 보기가 힘들다. 습한 아열대 기후로 계절별 변화가 적은 쿠바는 꼬마벌새가 살아가기에 적합한 환경이다. 쿠바에서도 수도인 아바나에서 차로 3시간 반 정도 떨어져 있는 사빠따 반도에 가면 이 새를 만날 확률이 높아진다. 꼬마벌새에 관한 7가지 사실을 확인해보자.


▲ 잠자리와 함께 촬영된 수컷 꼬마벌새. 크기 차이가 거의 없다.  © 김희윤 2013


꼬마벌새는 전 세계에서 가장 작은 새이다. 평균적으로 다 자란 꼬마벌새 암컷의 경우 몸길이는 6.12cm, 몸무게가 2.6g 남짓이고, 수컷은 그보다도 작아서 몸길이는 5.51cm, 몸무게는 1.95g에 불과하다. 실제로 보면 커다란 벌이나 잠자리와 같은 곤충과 크기로는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다. 수컷 꼬마벌새는 자신의 영역에 들어온 벌이나 나방에 반응하여 이들을 쫓아내기도 한다.


꼬마벌새의 현지 언어(스페인어) 이름은 ‘순순시또(zunzuncito)’다. 영어 화자는 벌새 날갯짓의 윙윙거리는 소리가 '험(hum)'과 같다고 생각해서 벌새에게 '허밍버드(hummingbird)'라는 이름을 붙였다. 스페인어 화자는 이 소리를 '순순(zunzun)'과 같다고 생각했고 꼬마벌새의 크기가 특히 작기 때문에 '순순시또(zunzuncito, '-cito'는 작다는 의미)'라는 이름을 붙였다.


꼬마벌새는 초당 200회까지 날갯짓을 할 수 있다. 지구상의 어떤 종보다도 날면서 보내는 시간의 비율이 높은 꼬마벌새는 다른 벌새와 마찬가지로 전진과 후진을 포함하여 모든 방향으로 날 수 있고 정지비행 또한 가능하다. 수컷 꼬마벌새의 경우 암컷을 유혹할 때는 초당 200회까지의 날갯짓도 가능하다고 하며, 쉬지 않고 20시간까지 날 수 있다고 한다.


꼬마벌새는 하루에 꽃을 1,500차례나 찾는다. 따라서 꼬마벌새는 식물의 번식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곤충과 거미도 잡아먹지만, 주식은 꿀이며, 꽃에서 꿀을 먹는 과정에서 부리와 머리에 꽃가루를 묻히게 되는데 이를 통해 많은 식물이 수정된다. 에너지 소비가 큰 꼬마벌새는 최대 15%의 시간을 먹는 데 보낸다.


짝짓기가 끝난 수컷 꼬마벌새는 그냥 떠나버린다. 번식기가 되면 수컷 꼬마벌새는 화려해진다. 불꽃처럼 화려하게 빛나는 빨간빛과 주황빛의 깃털이 머리와 턱, 목 부분을 덮는다. 암컷이 수컷을 선택하면 짝짓기가 이루어지는데, 교미는 불과 몇 초만에 끝나고 수컷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둥지를 짓고, 알을 품고, 새끼를 기르는 것은 모두 암컷이 담당한다. 그동안 수컷은 또 다른 암컷과 짝짓기하기 위해 노력한다.


꼬마벌새의 알은 대략 커피콩만한 크기(6mm 이하)이다. 암컷 벌새는 거미줄과 나무 껍질, 이끼, 식물 섬유 등으로 만든 둥지에 1~2개의 작은 알을 낳는데, 그 크기는 고작 커피콩만 하다. 둥지는 골프공보다 작으며 알은 14~23일 정도 품는다. 꼬마벌새는 1살만 되어도 성체로서 번식할 수 있고 운이 좋으면 야생에서 7년까지 생존할 수 있다. 사육 상태에서는 10년까지도 생존한 기록이 있다고 한다.


꼬마벌새에게는 포식자가 많지만 가장 큰 위협은 역시 인간이다. 그 작은 크기 때문에 곤충으로 오인받기 쉬운 꼬마벌새는 큰 새와 개구리뿐만 아니라 때로는 거미에게도 잡아먹힌다. 하지만 역시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존재는 인간에 의한 서식지 파괴와 질 저하다. 쿠바 전역에 널리 분포하던 꼬마벌새는 이제 국지적으로 분포하며 그 수도 많이 줄어서 준위협종(Near Threatened; NT)이 되었다.




참고문헌

Glick, A. (2002). “Mellisuga helenae”. Animal Diversity Web. Retrieved July 12, 2022, from https://animaldiversity.org/accounts/Mellisuga_helenae/

John, Jeremy (n.d.). Ten fun facts about the world’s smallest bird: Cuba’s “Bee Hummingbird”. Retrieved on July 12, 2022, from https://cubadirect.co.uk/blog/ten-fun-facts-about-the-worlds-smallest-bird-cubas-bee-hummingbird

Whitehawk Birding (2020, June 18). Bee Hummingbird, the Smallest Hummingbird in the World. Retrieved July 12, 2022, from https://www.whitehawkbirding.com/bee-hummingbird-smallest-hummingbird-in-the-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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