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걱정되지만 채식은 어려운 당신에게, 비커밍 클리마보어
기사 요약
1. 영국 전역의 박물관 레스토랑에서는 양식 연어를 메뉴에서 제외하고 있다.
2. 클리마보어(Climavore)는 인간이 기후를 변화시키면서 어떻게 음식을 섭취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3. 기후 비상사태에 대응하여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식품 선택을 장려한다.
영국 전역의 박물관에 위치한 여러 레스토랑에서는 양식 연어를 메뉴에서 제외하고 대신 해양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수질을 향상하는 해조류나 조개류 등을 곁들인 요리로 대체하고 있다. 이는 연어 양식에서 발생하는 해양 오염을 해결하고 식품 시스템을 재구성하여 인간이 초래한 기후 비상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 클리마보어(Climavore) 프로젝트 덕분이다.
런던에서 활동하는 환경 예술 운동가 다니엘 페르난데스 파스쿠알(Daniel Fernández Pascual)과 알론 슈바베(Alon Schwabe)는 2013년 쿠킹 섹션스(Cooking Sections)를 설립하였다. 쿠킹 섹션스의 주요 목표는 음식을 통해 세상을 구성하는 시스템을 조사하는 것이다. 이들은 설치 미술, 공연 및 비디오를 활용하여 예술, 건축, 생태학, 지정학 사이의 겹치는 경계를 탐구한다.
2015년부터 장기 프로젝트인 클리마보어(Climavore)를 진행하며 인간이 기후를 변화시키면서 어떻게 음식을 섭취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물이 부족한 시기에 가뭄에 강한 작물로 전환하거나 양식장에 의해 물이 오염되는 시기에 여과 섭식 생물(물속의 유기물과 미생물을 여과 섭취하는 동물)로 전환하는 적응형 식사를 제안한다.
이를 위해 생태학, 해양 생물학, 농경학, 영양학 및 공학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력하고 있으며, 요리사, 농부, 정책 입안자 및 실무자들도 참여하고 있다. 클리마보어(Climavore) 메뉴는 영국 문화 기관에서 제공되는 메뉴에서 뿐 아니라 파트너십을 맺은 다양한 레스토랑을 통해서도 만나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맨체스터에 위치한 레스토랑 휘트워스(Whitworth)에서는 재생 해양 재료와 여과 섭식 생물로 만든 랩과 샐러드를 맛볼 수 있고, 또 다른 음식점 베누고(Benugo)에서는 후무스, 구운 당근, 양배추, 오이, 레몬, 시금치, 비트 등을 넣은 랩과 샐러드를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만약 이런 레스토랑을 방문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클리마보어(Climavore) 음식을 시도할 수 있을까? 쿠킹 섹션스의 파스쿠알씨는 허프포스트(Huffpost)를 통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소개했다.
양식 생선을 다시마, 김, 덜스(Dulse, 홍조식물의 일종)와 같은 밧줄로 기른 해조류로 대체한다. 이런 해조류는 해수에 산소를 공급한다. 또한, 밧줄로 기른 홍합이나 양식 굴을 먹는 것도 좋다. 홍합 한 마리는 하루 최대 35리터의 물을, 굴은 하루 최대 150리터의 물을 여과할 수 있다.
화학 물질이나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고 현지에서 재배한 콩을 먹는다. 이는 질소와 기타 화합물을 토양에 붙잡아 놓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농부들은 땅의 비옥도를 향상하기 위해 콩을 함께 재배하거나 교대로 재배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농약과 변형 종자가 도입되기 전에 사용했던 방식)
마트에서 판매하는 맛이 없는 표준 품종 대신 지역의 특정 조건에 적응하고 진화하면서 재배된 사과나 배를 선택한다.
쇠고기 산업에 필요한 사료를 재배하기 위해 많은 땅이 필요하다. 실제 전 세계 콩 작물의 85%가 동물 사료로 사용된다. 그 단백질은 동물에게 먹이는 대신 스스로 직접적으로 섭취한다면 단순히 사료를 재배하기 위해 사용되는 토지 활용을 줄일 수 있다.
음식을 선택할 때, 그리고 음식을 만들기 위해 재료를 선택할 때 이 모든 정보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모두에게 쉬운 일은 결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음식을 선택할 때 조금만 의식적으로 우리의 행동이 기후 위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생각해본다면 다양한 도전과 흥미로운 선택지의 범위를 더욱 넓혀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조만간 다양한 클리마보어(Climavore) 음식들을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