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요약
1. 폭염으로 동물들이 서식처를 잃거나 집단 폐사하는 사례가 증가
2. 동물들의 서식처 이동 시 바이러스 전파로 인한 전염병 발생 등 부가적인 위협요소가 존재
3. 인간과 동물의 생존을 위해 폭염에 대한 관심과 행동 촉구
찌는 더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매해 여름 ‘기록적인 폭염’은 갱신 중이다. 우리는 기후위기를 대응하기 위한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폭염을 피하기 위해 혹은 일상을 살아내기 위해 에어컨을 찾고 있다. 에어컨 덕분에 뜨거운 여름을 또 한 번 보내지만 더 더워진 지구를 구하기 위한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동물들에게 이 더위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거주지가 자연에 노출되어 있는 동물들은 우리가 에어컨을 키는 것 처럼 주변 환경의 온도를 스스로 조절할 수 없다. 동물들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 시원한 곳으로 생활반경을 이동하거나 활동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지금껏 동물들은 이러한 변화를 통해 더위를 피해왔지만 최근 미처 더위에 대응하지 못한 동물들이 집단 폐사하거나 심지어 멸종되고 있다는 소식이 많아지고 있다.
2021년 7월 내셔널지오그래픽지는 미국 워싱턴과 오레곤 지역에서 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둥지를 탈출한 어린 쿠퍼매(Cooper’s hawk)와 황무지 말똥가리(Swainson’s hawk)를 구조한 기사를 발표했다. 해당 기사는 간조 시기 대기에 노출되는 홍합, 불가사리, 따개비 같은 종이 높아진 온도에 적응하지 못해 폭염 속 폐사하고 있으며, 수온 상승으로 인한 용존 산소 감소로 연어의 산란기 이동이 어려워졌다는 내용을 같이 소개했다.
2022년 7월 가디언지도 비슷한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더위 때문에 새들이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으며 들불로 동물들이 타죽거나 서식처를 잃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처럼 동물들이 뜨거워진 지구에서 생존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기온 상승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매해 여름 고온으로 인한 유럽의 들불이 반복되어 동물들은 갈 곳을 잃고 있다. 빈번해진 들불은 화재가 났던 지역이 회복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아 해당 지역이 또 다른 피해에 취약한 상태로 남겨지고 있으며, 이로 인한 동식물의 서식처 회복은 점점 늦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었다.
만약 동물들이 서식처를 옮겨 새로운 지역에 적응을 한다해도 전염병이라는 위험요소가 존재한다. 유니버시티 컬리지 런던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새로운 바이러스가 전이되는 현상은 동물들이 시원한 지역으로 옮기는 최초의 시기에 발생하며, 향후 50년간 기후변화로 인한 포유동물 간 바이러스 전이가 15,000건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의 증가가 우려되는 것이다.
폭염으로 인한 동물들의 피해는 동물 차원을 넘어 사람들의 삶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해보인다. 사람들은 기후위기로부터 스스로 뿐만 아니라 동식물을 지켜야 하는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인간은 동물원, 국립공원 등 동물의 생활환경을 정비한다거나 동물 모니터링 및 구조 활동 등을 진행 중이다. 가축에 대해서는 비교적 시스템이 구축된 편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농립축산과학원의 ‘가축사육기상정보시스템’을 통해 가축더위지수를 제공하고 있다. FAO도 최근 동물의 건강이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하는 데 중요하며 동물들의 건강을 측정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인간과 동물의 생존을 위해 지구온난화를 막는 실천이 시급하다. 우리 모두의 관심과 목소리가 필요하다.
* 출처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축사육기상정보시스템
Natasha Gilbert, ‘Climate Change Will Boost Animal Meet-ups and Viral Outbreaks’, Nature, Vol 605 p20, 2022.5.5
Natasha Daly, ‘Extreme heat triggers mass die-offs and stress for wildlife in the West’, https://www.nationalgeographic.com/animals/article/extreme-heat-triggers-mass-die-offs-and-stress-for-wildlife-in-the-west
Phoebe Weston, ‘Falling birds and dehydrated hedgehogs: heatwave takes its toll on UK wildlife’
Jim Robbins, ‘With Temperatures Rising, Can Animals Survive the Heat Stress?’
Mulugeta Ayene, ‘Climate change: New approach needed to gauge animal health impact on emiss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