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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정 8시간전

<프리미어 프로, 다빈치 리졸브>

-  드디어 고대하던 영상 만들기 공부를 시작하다

내가 사는 동네 근처에 영상미디어센터가 있다. 작년 9월에 오픈했다. 나는 알게 된 지 두 달 정도다. 입버릇으로 남편에게 나는 나의 꿈과 목표, 계획을 종달새처럼 말하곤 한다. 말하는 대로 된다를 믿는 편이고, 가장 가까운 옆 사람에게 나는 나의 방향성에 대해, 구체성에 대해 설명을 잘하는 편이다. 그래야 도움을 받을 수가 있고, 이해를 받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무엇 때문에 바쁜 지를 알아야 이해를 받을 수 있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이런 공부를 난 할 거야, 그런 나의 말을 귀담아 들었다! (나를 신경 쓰고 있었구나. 남편이 달라졌네.)

"이런 게 있더라. 영상미디어센터, 당신이 전화 한 번 해봐."

남편의 휴대폰을 보니, 남편이 검색을 했나 보다. 어느 날, 오후 잠깐 쉬러 와서 나에게 보여준 계기로 그날, 바로 남편과 나, 두 사람 정회원 접수하고, 정회원교육까지 접수했다. 이런 건 다 내 몫이다. 서로 담당이 있다.


1년 쉬기로 결심했을 때 나는 하고 싶은 게 많았다. 내가 하고 싶은 꿈, 목표를 위해서 배워야 할 게 많았다. 

숏폼, 유튜브, 블로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일러스트레이션 등등. 지금은 SNS시대다. 그리고 앞으로도 SNS시대다. 어떤 일을 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나는 시대에 맞는 기술을 배워서 습득하여 나도 MZ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왜? MZ냐구요? 새로운 세대, 새로운 문물, 새로운 문화를 갖고 있다고 보고 있어요.) 나도 MZ가 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승전결 계획대로 도슨트 수료 시기에 맞추어 때마침 원하던 수강이 화면에 보였다. 나는 숏폼, 유튜브 영상 수업과 관련 있는 프리미어 프로, 다빈치 리졸브, 나만의 유튜브 제작(대상:취준생)을 접수했다. 프리미어 프로와 나만의 유튜브 제작은 오전에, 다빈치 리졸브는 저녁에 한다. 7시 30분에서 2시간을 한다. 


화요일 저녁부터 시작이다.

저녁을 먹지 못했다. 1시간 라인댄스, 곧이어 1시간 라틴댄스, 숨 돌릴 틈도 없다. 화장실 1번 다녀오고, 기차를 타고, 남편이 역까지 마중 나와 있다. 에스컬레이터 아래 남편이 오렌지색 우산을 쓰고 마중 나와 있다. 다행이다. 비가 갑자기 많이 오고 있다. 차가 바로 눈앞에 보인다. 


10분 전에 도착했다. 역 근처에 있어서 다행이다. 입구에 자동 우산 털이 기계가 있다. 우산을 넣고 비비니 신기하다. 물방울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자리부터 잡고, 화장실 1번, 정수기에서 물 1번, 이제 편안히 내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컴퓨터를 켰다.


드디어 시작이다. 다빈치 리졸브!

1회 차 수업에서 4회 차 기초 수업에 대한 강의 계획과 내용을 설명해 주시고, 이 수업에 대한 자신의 포부와 계획, 내용을 이어서 설명하는 모습에 믿음이 갔다. 강사의 약력, 경력, 지금 하고 있는 일도 믿고 따라가면 되겠다는 신뢰감도 들었지만 무엇보다 앞으로 할 자신의 강의 계획과 목표, 방향성을 분명히 각인시켜 주는 모습이 전문성 있어 보였다. 기초 수업을 탄탄히 하고 가겠다.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는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 수업에 오기 전, 나는 나의 1년 계획에 영상 공부는 1년 계획하고 있었다. 뭔가를 제대로 배우려면 1년은 필요하고 전문성 있게 훈련을 하려면 3년, 내가 원하는 전문가까지 되려면 10년은 필요하다는 게 나의 평소 생각이다. 


강사의 소개, 수업의 개요, 방향성, 목표, 수강생에 대한 바람에 이어 수강생 10명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건축가, 부동산 사업, 블로그 마켓터, 메이크업, 요리사, 공무원 정년 퇴임하고 몇 달 전부터 이 영상미디어센터를 놀이터로 하고 계시는 분 등 직업들이 다양했다. 그리고 20대부터 70대까지, 이 리졸브 수업에 온 이유를 소개했다. 각자의 소개가 끝난 후, 분위기가 화기애애 졌다. 각자의 목표가 있으니, 모두가 초집중!


영상은 본질이 중요하다. 내가 왜 소개하는 시간을 여유 있게 가졌을까요? 소개가 모두 끝나고 나니 질문을 하셨다. 

"각자의 목표를 듣고 각자의 그레이드(강사님이 말하는 대로 적어봅니다.)를 파악한 후에 개인 지도도 필요하니까 소개부터 한 것 같아요."

나의 대답에 (어떤 수업 현장에서든 나는 적극적이어서 대답도 질문도 의견도 잘 말한다. 대개 사람들은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나의 피드백을 강사님들은 좋아한다. 강사님과도 빨리 친해지고 주변 분들과도 빨리 친해진다. 내가 친화력이 있는 것 같다.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맞아요. 그런데 본질이 있어요."

모두가 잠시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친해지는 것"이라는 말에

"아, 화, 목, 아까 말한 화목이구나. 관심."

우리들은 벌써 화기애애 졌다. 내 짝지는 베이지 야구 모자를 쓴 귀엽고 예쁜 젊은 아가씨다. 밝고 친근감이 있다. 짝지와 나는 갑자기 가까워져서 여고생처럼 머리를 맞대고 소곤대듯 재잘재잘(두 사람만이 들을 정도로)

"나는 왕초보인데. 아무것도 몰라."

"나도 그래요."

우리는 서로를 보면서 웃었다. 

분위기도 편했고 친근감이 있고 강사님 덕분에 행복한 수업이 되었다. 소개가 끝나고 나니 한 식구 같았다.


그래, 다른 수업과 달리 이 강사님은 여유가 있다. 자기소개 시간을 보통 간단히 이름 정도, 살고 있는 동네 정도, 간단히 하고 넘어가는데, 한 명 한 명에게 확장된 질문을 했다. 강사님이 자기소개를 여유 있게 시간을 배정한 이유를 우리는 체험하면서 저절로 깨닫게 됐다. 본질을 위해서였다. 우리 10명을 중급단계 수업까지 잘 끌고 가고 싶다는 포부와 바람을 다시 한번 각인시켜 주었다.

아, 멋지다~ 좋은 강사님을 만났다. 10명 수강생들 중 나와 짝지만 영상 지식이 왕초보다.

"잘 됐다. 왕초보 3명뿐이다. 선생님은 우리 3명한테만 신경을 쓰면 되잖아, 잘 배울 수 있겠다."

나의 말에 짝지도 고개를 끄덕끄덕, 우리는 잘 됐다며 좋아했다. (마주 보고 씩, 웃으며 소리 없는 물개박수)


"메모장, 다빈치 리졸브, 프리미어 프로, 캡컷, 파이널컷, 파워디렉터, 캠마, 브루, 곰믹스, 무비메이커, 휴대폰기종기본."

영상을 하려면 무엇을 가져와야 할까요? 질문에 수강생들은 이런 키워드를 막 쏟아냈다. 

"외국어 같다. 여기에 있으니 다 모르는 말들 뿐이네."

짝지도 진짜! 그러면서 우리는 또 둘이만 깔깔 소리 없이 웃었다. 다들 잘한다. 우리 영상 수업에는 메모장, 다빈치 리졸브, 프리미어 프로, 파이널 컷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 다행이다. 프리미어 프로는 월요일 아침에 2시간 하고 와서 이게 무슨 말인지 좀 알겠다. 프리미어 프로 강사님도 기초수업에서 차근차근, 꼼꼼히, 단어 하나하나마다 개념 설명과 왜 필요한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작업하면서 저장을 습관처럼 하면서 해야 하는 이유, 잘못 됐을 때 찾는 방법 등을 몇 번 연습을 시켰다. 선생님들이 다 전문가라서 나는 다행이다. 내가 원하는 수업이다. 이 센터에서 하는 영상 수업을 다 듣고 나면 내가 하고 싶은 일에 필요한 기술을 다 연마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미리 주신 A4용지에 4등분 하고 영상 콘티를 짜보라고 하셨다. 나는 호주여행 가는 날 헐레벌떡, 공항에 가는 시외버스를 타려고 겨우 몇 분 전에 도착한 장면, 호주에서 여유롭게 바다와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를 즐겼던 장면, 도착한 인천 공항에서 노숙자 경험을 한 장면을 그림과 글자로 콘티를 완성했다. 짝지는 디지털 드로잉 수업을 오전에 했다고 한다. '아, 나도 그것도 하고 싶었는데, 일러스트레이션도 내 계획에 있는데 영상 수업과 겹쳐서 이건 다음에 꼭 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거였는데.' 짝지는 웹툰 만화처럼 그렸다. 그림을 잘 그리는 것 같았다. 아쉬웠다. 여름 학기 시작할 때 여행 스케치를 배울 계획으로 백화점 문화센터에 수강 신청 했었는데 인원수가 적어 폐강했기 때문이다. 영상 수업에도 스케치가 필요했다. 콘티 작성 때 필요하구나.


9시 24분 수업이 끝났다. 남은 6분은 질문을 받았다. 그리고 다음 수업 때 외장하드 또는 USB32가를 준비하라고 했다. 수업한 자료들을 담아서 집에 가서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고 하셨다. 숙제가 할 게 점점 많아지고 있다. 지진 숏폼 공모전(프리미어 프로 수업에서 하고 있어요.)에 필요한 스토리도 짜야하고, 도슨트 수료 때 2분  발표 수업 자료도 봐야 하고, 라인댄스와 라틴댄스 안무도 익혀야 하고, 내가 챙기고 있는 영어 회화 공부도 해야 하고, 9월에 시작하는 가곡 교실 준비로 첫사랑 가사를 외우고, 브런치스토리에 글 1편씩 발행하고, 연재브런치북 목요일에 발행하는 글을 미리미리 써놓고 있고, 아, 개수가 늘어날수록 나는 점점 행복해지고 있다. 내가 발전하는 모습, 점점 알아가는 재미에 푹 빠진 나의 모습이 나는 좋다. 오늘의 스케줄이 빡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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