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 되었구나.
으스름한 새벽과 동이 튼 아침 햇살, 오늘이 제일 춥다고 한다. 오늘은 영상 2도. 가장 추운 날, 나는 긴 터널에서 나왔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나는 2019년 12월, 그 어느 날 그 사건이 있기 전, 그 전의 사랑을 회복했다는 사실 그리고 더 진한, 깊은 사랑으로 진화했다는 사실, 무척 행복하다. 이런 게 또 인생의 묘미인가.
2024년 7월부터 글을 쓴 게 가장 큰 동력이다. 내 삶과 내 사랑이 회복되었으니, 그리고 나의 정체성을 회복했으니, 나는 브런치스토리 플랫폼과 작가님들 덕분에 행운을 얻은 여자가 되었다.
2019년 12월에 어떤 일이 있었다. 그리고 2020년 1월에 또 어떤 일이 있었다.
그 일은 내게 엄청난 파장을 가져왔다. 우리 두 사람의 견고한 탑을 한 번에 무너뜨렸다. 우리 두 사람의 일상과 우리 가족의 일상을 송두리째 파고 들어와서 우리를 썩어 들어가게 했다. 우리는 서로를 할퀴고 또 위로하고 아파하고 격려하고 또 원수처럼 보고, 악을 쓰고 서로 전쟁과 같은 삶을 살았다. 살얼음을 밟듯이 서로의 감정을 건드리지 않으려고도 했었고, 또 쩍 갈라지게 하려고 몽둥이를 갖다 대기도 했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실망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울고 울부짖고, 그리고 또 서로가 서로를 찾았다.
어떤 일이 있어도 같이 있는 게 서로 좋았다. 싸우고도 밥을 먹고, 싸우고도 과일을 먹고, 싸우고도 또 챙겼다.
그렇게 싸우고도 좋은 일이 있으면 제일 먼저 찾았고, 속상한 일이 있으면 제일 먼저 찾았다. 우리는 서로를 챙겼다. 그랬다. 그래도 벌어진 한 틈이, 항상 우리에게는 벽이었다. 가까이 서로 다가가도 고슴도치처럼 되어 있는 벽, 그 벽을 넘기에는 우리의 감정에는 깊은 상처가 있었다. 우리 두 사람만이 알고 있는 아픔이 우리를 더 아프게 했었다.
그런데 나는, 그리고 우리는 그 아픔의 벽을 넘어설 수 있었다. 아니, 깨뜨려버릴 수 있었다. 우리 두 사람이 25살, 29살에 서로를 선택했었던 그 순수했었던 사랑 그리고 선택과 책임, 그 예뻤던 시절로 연어가 고향으로 회귀하듯이 그렇게 돌아왔다.
기적 같다.
절대로 회복할 수 없을 것 같은 감정도 이렇게 회복되었다는 것이 신기하다. 글을 쓴 것이 나를 살렸다.
꽤 많은 시간이 걸려 목적지에 도착했다. 먼 길이었지만 그래도 더 단단해졌다. 우리 두 사람은 견고해졌다. 정말로 안전한 사랑을 하게 되었다. 결코 그 누구도 우리의 빈틈을 헤집고 들어올 수 없는 견고한 사랑의 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