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의 함정

삶을 흔드는 평균, 나를 세우는 전사자세

by 기쁨




사람들은 흔히 ‘평균’을 안정적 기준이라 믿는다.
평균 소득, 평균 키, 평균 결혼 나이

하지만 그 ‘평균’은 생각보다 현실과 많이 다르다.

2024년 우리나라 근로자의 평균 월수입은 약 373만 원이다.
게다가 절반이 벌어들이는 중위소득은 278만 원에 불과하다.

실제로 우리가 체감하는 평균은 한 달 250만 원 전후에 머문다


실제로 주변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많은 이들이 평균에도 못 미치는 수입으로
대출 이자, 월세, 육아비용을 버티고 있다.


나는 솔로 같은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조차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라기보다
사실상 직업이나 조건으로는 상위 10% 조건에 가까운 인물들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들을 ‘보통’이라 착각하며
스스로를 자꾸 부족한 존재로 만드는 기준으로 삼는다.

요즘 결혼 시장에서 말하는 ‘육각형 인간’은 더 가혹하다.

외모, 학벌, 직업뿐만 아니라 부모님의 노후 준비 여부, 건강, 재산까지,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조건들조차 나의 스펙이 되고 평균이 된다.

결국 결혼 시장에 진입할 엄두조차 나지 않게 만든다.


이뿐만이 아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그 ‘평균’을 갖추지 못한 채
연애·결혼·출산을 하든, 하지 않든
쉽게 비난의 대상이 되곤 한다.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사람은
노력하지 않은 사람으로 오해받기 쉽고,
생산직이나 서비스직에서 묵묵히 성실히 일하는 사람들은
전문 기술이 없다는 이유로 과소평가되곤 한다.

하지만 사실 그들의 삶 역시 누군가의 가족을 지탱하고,
세상을 움직이는 중요한 기반이다.
평균이라는 잣대는 이 소중한 삶들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다.


요가나 다른 운동들 역시 마찬가지다.
요가나 필라테스를 배우기 전에 사람들이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은 늘 비슷하다.
“저는 몸이 너무 뻣뻣한데, 제가 할 수 있을까요?”
“제가 유연하지 않아서 걱정이에요.”

그들에게 요가는 이미 마음속에 ‘평균’이 정해져 있는 운동이다.
유연해야 한다, 자세가 곧아야 한다, 고수들처럼 멋지게 해야 한다.

몸이 날씬하고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그 평균에 못 미치면 애초에 도전조차 하지 못한다.
마치 요가를 하는 사람들은 모두 태어날 때부터 유연하고,
이미 고수의 길을 걷는 사람들인 것처럼 착각한다.

평균이라는 말은, 이렇게 현실을 왜곡하며 우리를 위축시킨다.


나 역시 그랬다.
늘 옆사람과 비교하면서, 나는 왜 이렇게 몸이 굳었을까,
왜 준비가 안 된 사람 같을까 자책했다.

그러다 알게 된 게 있다.
몸의 모양이 마음에 그대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다.
구부정한 자세로 서면 자신감이 줄고,
가슴을 활짝 펴고 서면 마음도 조금은 당당해진다.


자신감을 회복시키는 자세 중 하나가 전사자세(비라바드라아사나)다.


두 발을 단단히 딛고, 팔을 멀리 뻗으며, 가슴을 활짝 열어내는 동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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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에서도 ‘파워 포즈’라는 개념이 있다.
가슴을 펴고 팔을 크게 벌리는 동작이 실제로 불안을 줄이고,
자신감을 높여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매트 위에서 두 발을 멀리 딛고 단단히 서 있으면,
삶이 아무리 흔들려도 지금 이 자리만큼은
내가 단단히 서 있다는 감각이 찾아온다.

그리고 그 순간만큼은, “나는 지금 여기서 충분하다”는 확신이 든다.


요가는 내게 중요한 사실을 알려주었다.
평균이라는 건 어디에도 없다는 것.
옆 사람과 비교할 필요도, 사회가 정해 놓은 기준을 따라갈 이유도 없었다.
오늘의 호흡,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자세,
그것이 곧 나의 기준이 되었다.


삶도 다르지 않다.

평균이라는 숫자에 나를 끼워 맞추면 늘 부족해 보이지만,

매트 위에서는 비교도, 평균도 없다.

평균은 허상이고, 나의 삶은 현실이다.
내 호흡과 나의 자세, 내가 바라보는 시선이
곧 내 인생의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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