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맞는 요가원을 찾기까지.

요가원을 찾는 것부터 수련

by 기쁨

나는 헬스, 필라테스 등 여러 운동을 오래 해왔지만, 그중 단연 힘든 건 요가이다.

사람들은 헬스가 가장 힘들고, 필라테스는 조금 어렵고, 요가는 비교적 쉽고

스트레칭과 힐링만 하는 운동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세 가지를 다 제대로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내 말에 동감할 거라고 생각한다.


요즘엔 가장 어려워서 피하고 싶었던 요가에 푹 빠져있다.

매트 하나만 펴면 어디서든 할 수 있지만, 모든 배움이 그렇듯

좋은 스승을 만나면 아주 작고 깊게 숨어있던 씨앗도 꽃을 피울 수 있다.


내가 사는 곳은 상권이 발달되어 있어 요가원을 검색하면 10군데가 넘게 나온다.

인테리어나, 수업 후기, 소개글을 보면서 괜찮은 곳들의 체험수업을 받아본다.

나는 이번 세 번째 요가원에 정착하게 될 것 같다.


첫 번째 요가원은 선생님이 너무 무서웠다.

나이가 서른이 훌쩍 넘었지만 나는 아직도 선생님이 무서우면 스트레스다.

첫 번째 요가원의 선생님은 강사들의 강사로 실력이 상당하셨다.

이런 곳에서 배우면 내 실력도 빨리 늘겠지?라고 생각해서 바로 등록을 했는데

수업은 매번 긴장 그 자체였다.


"기쁨씨 말을 못 알아들으면 요가를 못해요!"

"기쁨씨 손가락 모으라고 계속 말했죠!"

"기쁨씨, 못 알아듣겠으면 옆 사람이라도 봐요!"


선생님은 한 시간 동안 기쁨씨를 열 번도 넘게 불러가며 교정해 주셨고,

그건 분명 애정이었겠지만.. 나는 너무 부끄러웠고, 그저 천천히 따라가고 싶었던

초보 요기니였다. 결국 한 달 만에 그만두었다.


두 번째 요가원은 분위기도 편안하고 선생님들도 친절하셨다.

그런데 미묘한 불편함이 조금씩 쌓여갔다.


하루는 수업 예약을 해놨는데, 감기기운이 갑자기 찾아와

'안면도 텄으니 괜히 나를 걱정하실까' 하는 자아비대감(?)으로

"오늘 감기 기운이 있어 참여를 못 하게 됐다 죄송하다"라고 카톡을 보냈다.


당연히 수업이 차감될 거라고 생각했고, 괜히 오지랖을 부려봤는데

돌아온 답장은 *본인 수업 중에는 톡을 못 본다. 그리고 당일 취소 시 수업은 차감된다*

라고 왔다. 혼자만 느꼈던 내적 친근함이 경기도와 안드로메다 정도로 멀어진 느낌이었다.


다른 날은 친구에게 요가원을 소개하고 같이 수련하러 갔는데,

친구에게 매트 까는 곳을 설명해주고 있었다. 나름 작게 설명했는데 선생님이 스윽 오시더니

"다른 사람 수련에 방해되니까 말을 하지 말아 달라"라고 하셨다.

마음을 내어 소개했던 그 뿌듯함이, 부끄러움과 씁쓸함으로 바뀌었다.


요가는 몸뿐 아니라 마음도 수련하러 가는 곳이라 그런지,

이런 작은 상처들이 쌓이니까 또 요가원과 멀어지고 있었다.



세 번째 요가원은 집 근처에 새로 생긴 곳이다.

이곳의 원장님은 칭찬을 정말 많이 해주신다.


"기쁨씨 그렇죠! 잘하고 있어요. 좋아요!"


나는 아마 할머니가 되어서도 칭찬받고 싶어 하는 사람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런 말 한마디가 참 좋고 감사하다.


한 번은 자느라 수업을 예약해 놓고 가지 못한 적이 있었는데,

선생님께 "무슨 일 있으세요?" 하는 톡이 와 있었다.

자느라 못 갔다고 말씀드리니 "피곤했나 봐요. 오늘은 푹 쉬고 회복해서 다음에 봬요" 하시며

수업 차감도 해주시지 않았다.


앞에 요가원 일이 있어서인지 더 감동스럽고 감사했다.

몸만큼이나 마음도 돌봐주는 공간이라는 느낌이었다.



좋은 수련원을 찾는다는 건

결국 나와 같은 결을 가진 스승님을 찾는 일이다.

나와 비슷한 결을 지닌 도반들도 또 닮아있고,

그 안에서 마음의 편안함을 느끼며 수련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사람마다 추구하는 방향과 결은 다 다르기 때문에

내가 맞지 않았던 곳이 누군가에겐 딱 맞는 곳일 수도 있다.

무엇이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사람과 장소에서 편안한가'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나는 지금 매우 만족하며 이곳을 다니고 있고

부디 이 원장님이 소진되지 않으시고, 이 따뜻한 요가원을 오래도록 운영하시길 바란다.



- 이 요가원엔 "매트를 펴는 것부터 수련의 시작입니다."라고 쓰여 있었는데,

나는 요가원을 찾는 것부터가 이미 수련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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