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23.2025
스므살에서 스물대여섯 살.
나는, 사람 만나는 게 참- 좋았다.
생생한 삶 그 자체인 사람들을 만나
여행하듯이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다른 반응을 보는 것이 즐거웠다.
그중에서도 처음 보는 사람을 만나는 게 제일 재미있었는데,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은 늘 설레었고, 내일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나는 너무도 젊다 못해 어렸고,
말할 힘이 넘쳐났고,
먹지 않아도,
잠을 자지 않아도,
통통 튀어 올랐다.
특별한 아름다움을 갖진 않았지만,
호감을 살 수 있는 겉모습과 겁 없음으로
많은 사람들과 끊임없이 만났고, 그때마다 생기가 넘쳐흘렀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십 년에서 십오 년 후의 나는 그전의 모습을 상상조차 할 수 없이 달라졌다.
여전히...
사람을 만나는 것 은 좋다.
생생한 삶 그 자체인 사람들을 만나
여행하듯이 이야기를 듣는 것이 행복하다,
그러나 처음 보는 사람.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은 내일을 두렵게 했다.
새로운 사람과 있으면 짧은 호흡, 한마디 말 에도,
그간의 시간 속에서 무지막지하게 쌓여버린 정보로 인해,
쉽게 오해하거나 상처받았다.
호감을 살 수 있는 겉모습과 겁 없음은
젊음의 것이었기에 금방 사라졌다.
나는 무엇이 나인지 잃어버렸고,
격앙된 말투를 사용했으며,
스스로 그 모습이 싫었다.
무엇보다, 편안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 편안하지 않은 것은 싫다.
이것이.
불편한 감정이 싫어지는 이것이.
'늙음' 일까?
그래서 늙고 싶지 않았다.
나이들 수는 있지만 늙고 싶지는 않다.
계속해서 유연하고,
열려있고,
생기 있었으면 좋겠다.
외형으로는 더 이상 생기를 찾기 어렵겠지만,
어쩌면 호감보다는 비호감일 수도 있겠지마는,
마음에서부터 더 여유로워진 생기를 갖고 싶다.
나는 청년에서 중년으로 향해 간다.
사회적인 누군가의 시선으로 본다면,
이미 '학생' 혹은 '아가씨' 보다는, '아줌마'이고(난 이 호칭들도 매우 싫지만, 다음에 다뤄보기로 하고...)
아줌마라 불려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의 경험도 겪었지만,
역시. 어색하다.
그래도 언젠가 보았던
부러웠던 어른들의 단편을 모아.
자연스러운 여유가 있고,
귀엽지만 품위 있고,
온화하고 순수하며,
틈이 있지만
단단한.
어떤 한 문장으로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그런 모습으로 갈 수 있는 시작점에 이제야 설 수 있게 된 거다.라고 생각하면
이상하게도 위로가 된다.
잘. 나이 들고 싶다.
그래서. 새로운 사람과 만나는 일도
쉽게 기대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고 나면
언젠가는,
죽음으로 향해 가는 이 '늙음'도
사랑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소망으로.
그저 잘- 늙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