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17.2025
“너는 꿈이 뭐야?”
어리석게도 어린 날.
사람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함이 넘치던 때, 그 사람에 대해 알 수 있는 유일한 질문은 ‘꿈’이라고 생각했다.
건방지게도 이 질문을 던져 놓고,
한 사람의 인생을 가늠하려 했다.
특히 꿈이 없다고 하거나, 실리적인 부분만을 가치로 여기는 사람을 보면
‘안타깝네, 어서 꿈을 찾기를...’ 하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나랑은 결이 맞지 않는 사람이라 생각하며 선을 그어 두기도 했다.
그러는 나는.
먼 미래를 내다보지는 않지만, 당장 하고 싶은 것 그리고 그것을 이루려는 모든 내 열정이 곧 꿈이라고 생각했다. 그 꿈 안에서 내가 생각하는 나는 너무 멋있었고 당당했다.
시간이 지나며 자의가 되었든 타의가 되었든, 여러 번, 꿈이 좌절되었다.
몇 번은 그래도 넘어가지는 좌절이었지만
그러나 아무래도 넘어 가지지 않는 어떤 조각은 털어내지 못하고 그대로 박혀있었다.
힘주어 빼낼 생각을 못하고, 튀어나오지 못하게 꾹 누르기만 하던 나는,
이윽고
펑.
터져 버렸다.
더 이상 ‘꿈’은 없다.
보잘것없고 움츠러든 빈 공간 위로
터지고 남은 파편이 흩어졌다. 빼내지 못한 조각도 한데 뒤섞여
좌절이 나인지 내가 좌절인지 모르게 뒤엉켰다.
그렇게 무게를 잃고, 땅에 딛고 있던 발마저 잃어버렸다.
모두 흩어져 둥실둥실 떠다녔다.
천천히 떠나가는 조각들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팔을 뻗어 잡으면 금방이라도 잡힐 것 같았지만
뻗을 힘조차 없었다.
그런데도 몇 조각은 그 자리에서 맴돌았다. 잡아주길 기다리는 것 같았다.
그곳에 좌절도 섞여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몇 개를 끌어안아 보았다.
끌어안은 조각들은 도무지 어지러워서 서로 맞출 수 없었다.
그래서 여태 그냥 안고만 있다.
꿈은 무엇이었을까.
잃어버린 것일까 사라져 버린 것일까.
“너는 꿈이 뭐야?”
나는 이제 더 이상 그 질문을 하지 않는다.
꿈이 있어야 할 자리가, 텅 비어 있어도 살아는 가지니까.
그리고 덕분에 무엇으로 채울지 계속 찾을 테니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내가 아닌 것은 아님을. 알았으니까.
내가
펑.
터짐으로 인해서.
둥실둥실 아직 떠다니지만
그래서 떠다니는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힘이 모두 빠져 버린 사람들
잃거나 사라져 버린 모든 것들을.
그래서 감사하다.
꿈이 없음에,
그 모든 좌절과 조각들에.
그래서 끊임없이 찾고, 그 과정에서 나는 나로 있을 것이다.